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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경찰 구금 중 흑인 20대 청년 사망…볼티모어 시위, 인종폭동 비화 조짐

등록 2015-04-29 19:55수정 2015-04-29 23:50

시위 격화…주방위군 47년만에 투입
비상사태 선포…프로야구 경기 취소
한인업소 20여곳 피해 2~3명 다쳐
시카고에서도 500여명 연대 시위
미국 경찰의 인종주의적 경찰력 집행 의혹에 대한 분노가 인종폭동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흑인 주민들의 폭동으로 27일 비상사태와 통행금지가 선포된 볼티모어에서는 28일 밤에도 산발적인 시위가 계속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잇단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발생한 흑인들의 사망에 대해 “천천히 굴러가는 위기”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그는 볼티모어 폭동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폭동 가담자들은 범죄자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볼티모어에서는 경찰에 체포·구금되는 과정에서 등뼈 부상을 입어 19일 숨진 흑인 프레디 그레이(25)의 장례식이 치러진 직후인 27일 밤 폭동이 일어났다. 19채의 건물이 불타고, 144대의 자동차가 파손됐다. 폭동이 격렬해지자, 주방위군 병력 2000여명이 볼티모어가 속한 메릴랜드주뿐 아니라 인근 뉴저지, 워싱턴에서 동원됐고, 경찰 1000여명도 투입됐다. 볼티모어에서 주민 폭동에 주방위군이 동원된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 뒤 발생한 폭동 이후 처음이다. 성인 200명과 청소년 34명이 체포됐고, 경찰 20여명이 다쳤다. 메릴랜드주의 래리 호건 주지사는 27일 밤 볼티모어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볼티모어에서 한인들이 운영하는 세탁소와 주류 판매점 등 업소 20곳가량이 피해를 봤으며, 한인 2~3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낮에는 그레이의 사망을 규탄하는 평화적인 집회와 행진이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흑인들의 삶은 개선돼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인종주의적인 경찰력 집행에 항의했다. 당국은 이날 예정된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소속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를 취소했다. 메이저리그 145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날 밤 10시가 지나도 시위가 계속되자 경찰은 최루가스탄과 고무탄환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병 등을 집어던지며 저항하다가 곧 해산됐다. 이날 시카고에서도 50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청사 앞에 모여서 볼티모어 시민들과의 연대를 표시하는 시위를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를 경찰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며 “새로운 문제가 아니고 수십년 된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뿌리 깊은 흑백 갈등이 사태의 배경임을 인정한 셈이다. 인구 62만명의 볼티모어 주민 중 흑인이 63%다. 볼티모어 시장, 주 검찰총장, 경찰청장, 시의회 의장이 흑인이고, 경찰의 48%도 흑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흑인 주민들은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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