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승을 uphold로 사용…불충분 뜻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겜바 고이치로 의원은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고노 담화’를 문자 그대로 같은 취지로 말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다 내각 때 외무상을 지낸 겜바 의원은 이날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미-일 관계의 장래: 무역, 외교, 안보’ 세미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넬슨리포트’ 발행인인 크리스 넬슨이 “아베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고노 담화를 계승(uphold)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 데, 영어 단어 ‘uphold’를 일본어로 번역하면 영어만큼 뜻이 강하지 않을 수 있고 그래서 우려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데 대해 이렇게 답했다.
겜바 의원의 이 발언은 위안부의 모집·이송·관리가 강압에 의해 이뤄졌고 일본군이 개입했다는 1993년 고노 담화의 정신을 아베 총리가 온전히 따르지 않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워싱턴의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인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날 아베 총리가 워싱턴에서 한 과거사 발언과 관련해 “미국 청중들에게는 충분했다”며 “더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로부터 보다 분명한 성명을 기대하는 것에 대해 모라토리엄(유예)을 해야 할 시간”이라고도 했다. 그는 “물론 한국과 중국은 그들의 시각이 있을 수 있고 일본은 계속해서 이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워싱턴 정책 전문가들 사이에 일본 편을 드는 기류를 보여주는 것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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