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각) 밤 발생한 미국 필라델피아 열차 탈선 사고 현장에서 13일 구조대원들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필라델피아에서 전복 ‘아수라장’…“처참할 정도로 엉망진창”
사고현장서 ‘열차 블랙박스’ 회수…운행속도 등 조사 착수
사고현장서 ‘열차 블랙박스’ 회수…운행속도 등 조사 착수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12일 밤(현지시간) 2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운 워싱턴발 뉴욕행 열차가 탈선 후 전복돼 최소 6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AP, AFP,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부상자 중 6명은 중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사고 직후 사망자는 5명에 그쳤으나 중상자 한 명이 병원에서 숨져 6명으로 늘어났다.
당초 65명으로 알려졌던 부상자 수도 현지 병원들의 집계를 종합하면 135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조사반원들은 사고현장에서 열차의 블랙박스를 찾아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위원회는 블랙박스를 분석하면 사고 당시 열차의 속도와 브레이크 위치 등 운행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관사를 상대로 사고 당시의 상황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또 승객을 상대로 사고 전후 상황을 담은 동영상이 있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현장을 찾은 마이클 누터 필라델피아 시장은 취재진에 “처참할 정도로 엉망진창의 상황”이라며 “평생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수한 블랙박스를 분석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열차는 암트랙(AMTRAK) 188호 7량짜리 여객열차로, 당시 승객 238명과 승무원 5명이 타고 있었다.
이 열차는 오후 9시30분께 델라웨어강 인근 필라델피아시 포트 리치먼드에서 급커브가 있는 프랭크포드 교차점을 지나다 갑자기 선로를 벗어났다. 선로를 벗어난 기관차는 다른 객차와 분리됐으며, 승객이 타고 있던 열차 6량은 모두 전복됐다.
이번 사고는 지난 1943년 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열차 탈선사고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
당시 열차에 탑승 중이던 AP통신 간부 폴 충은 “누군가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열차 속도가 줄어들더니 갑자기 모든 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열차 안의 물건들이머리 위로 날아다녔다”고 전했다.
그는 “열차 앞부분이 심하게 망가졌다”며 “완전히 부서져 고철 더미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열차 7량이 모두 탈선해 완전히 뒤집히거나 옆으로 쓰러지면서 마치 ‘ㄱ’자 모양처럼 지그재그로 바닥에 흩어졌다.
엔진이 있는 차량은 다른 차량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갔고, 커다란 금속 기둥이 쓰러진 열차를 관통한 장면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고 직후 경찰 200여명과 소방관 120명이 출동해 구조작업에 나섰고, 전복된 열차에 갇힌 승객들을 구해내느라 유압 장치까지 동원했다.
이들은 현장 통행을 막고 손전등과 사다리를 이용해 밤샘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열차 유리창을 직접 깨고 나오거나 구급대의 도움으로 탈출한 승객들은 상당수가 피를 흘리며 고통을 호소했으나, 대다수는 경상자라고 현지 병원들은 밝혔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러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누터 시장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아직 모른다”면서 과속으로 급커브를 통과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시 속도가 얼마였는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다만 다른 열차와 충돌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뉴욕에서 통근열차가 차량과 충돌해 6명이 숨지고, 캘리포니아 주에서역시 통근열차가 트럭과 부딪쳐 50명이 크게 다치는 등 미국에서 열차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서울=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밤 발생한 미국 필라델피아 열차 탈선 사고 현장에서 13일 구조대원들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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