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류(왼쪽)
데이비드 류, 엘에이 제4지구 시의원 결선투표 당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인 최초의 시의원이 탄생했다.
19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치러진 엘에이 제4지구 시의원 결선투표 결과 한인 이민 1.5세대인 데이비드 류(39·사진) 후보가 1만1200여표(53.85%)를 얻어 경쟁자인 캐롤린 램지 후보를 1600여표 차로 제쳤다고 전했다. 이는 엘에이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비공식 개표 결과이지만 램지 후보는 류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를 시인했다.
4지구는 엘에이에서 로스 펠리츠, 행콕 파크, 셔먼 오크스 등을 포함하는 곳으로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 시민권자는 약 1만3천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후보의 당선은 165년 엘에이 한인 이민 역사에서 처음으로 나온 쾌거다. 아시아인으로서는 1985년부터 93년까지 13지구 시의원을 지낸 마이클 우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내가 아시아계 미국인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드디어 엘에이시에 변화를 요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름난 사람들, 제도권 선수들은 우리와 함께 하지 않았으나 오늘 우리는 더 중요하고 강력한, 진짜 리더를 얻었다”고 승리를 기뻐했다.
류 당선인은 80년대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1.5세대로 인종, 경제적 어려움을 딛고 명문대인 엘에이 캘리포니아대(UCLA)에 진학했다고 현지 언론은 소개했다.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사회활동가로 나섰고, 이반 버크 전 엘에이 카운티 슈퍼바이저(군수)의 보좌관으로서 정치 수업을 받았다. 현재 류 당선인은 지역에서 가장 큰 비영리 보건센터인 케드런 정신병원에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간부로 활동하고 있다.
류 당선인은 톰 라본지 현 시의원이 14년 임기 제한 때문에 떠나는 4지구에서 막강한 램지 후보와 경쟁했다. 백인 여성인 램지 후보는 라본지 시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서 라본지 시의원뿐만 아니라 에릭 가세티 현 엘에이 시장, 시의회 의원 대다수의 지지를 받는 기득권자였다. 게다가 미국프로농구(N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명장 고 잭 램지 전 인디애나 페이서스 감독의 딸로서도 인지도가 높았다.
류 당선인은 기존 정치인들의 불투명한 기금 사용을 문제로 제기하며 깨끗한 선거를 천명했고 변화를 촉구하는 신선한 이미지로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지난 3월 예비선거에서 3634표를 얻어 램지 후보에 85표 차 뒤진 2위를 기록해 승부를 결선투표로 몰고 가는 데 성공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투표 결과를 두고 ‘아웃사이더, 비주류 정치인이 인사이더를 이겼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 사진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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