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따로 만나 지난해 12월 합의한 양국관계 정상화의 구체적 현안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파나마시티/AP 연합뉴스
미 국무부 발표…명단 오른 지 33년만에 풀어
국교 단절 54년만에 정상화 절차 본격 시작돼
국교 단절 54년만에 정상화 절차 본격 시작돼
미국이 29일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공식적으로 해제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쿠바가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지 33년 만이다.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함으로써 양국 국교 정상화의 최대장애를 제거하게 됐다.
이로써 양국은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단절됐던 국교를 54년 만에 다시 회복하는 본격적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해 12월 양국에 수감된 상대방 정치범의 석방을 시작으로 국교 정상화 계획을 발표했었다.
그 뒤 양국 정부 관리들은 국교 정상화를 위해 양국을 오가며 협상했다. 국교 정상화에서 최대 걸림돌은 쿠바의 테러지원국 해제 여부였다. 미국 의회의 공화당 내 보수파들은 쿠바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시기상조라고 주장해왔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이 결정은 쿠바가 법령에 정한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우리의 판단을 반영한다”며 쿠바 정부가 지난 6개월 동안 국제테러리즘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제공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국무부는 또 쿠바가 향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쿠바는 지난 1982년 이란, 시리아, 수단과 함께 미국 정부가 지정하는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랐다. 쿠바 정부는 양국의 국교 정상화와 상호 대사관 설치 이전에 자국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주장해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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