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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전직 고위관리 “사드, 북한 미사일 요격 어렵다” 인정

등록 2015-07-05 19:48수정 2015-07-06 06:48

코일 전 국방부 신무기 담당 국장
포스톨 MIT 교수 분석에 동의
“한반도 배치 땐 군비 경쟁 촉발”
미군이 지난해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핵심인 사드(THAAD·고고도 요격 미사일)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출처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청
미군이 지난해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핵심인 사드(THAAD·고고도 요격 미사일)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출처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청
미국 국방부에서 신무기의 성능 시험을 책임졌던 전직 고위 관리가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사드)의 요격 성능에 의문을 제기한 미국 학자들과 <한겨레>의 분석 결과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북한 및 중국과의 군비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립 코일 전 미국 국방부 운용시험평가국장은 지난달 30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어도어 포스톨 매사추세츠대(MIT) 교수와 조지 루이스 코넬대 평화·갈등연구소 연구원의 사드의 요격 성능 분석 결과(<한겨레> 6월25일치 1·5면 보도)를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두 학자의 분석 결과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인터뷰 며칠 전에 두 학자의 분석 결과를 코일 전 국장에게 제공했다.

미 국방부 운용시험평가국장은 국방부가 신무기의 대량 생산과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그 무기가 실제 전투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최종 평가해 국방장관과 의회에 직접 보고하는 자리다. 미 대통령이 임명하고 상원이 인준하기 때문에 국방부 조직에서 상대적으로 독립적이다. 미 국립 핵연구소인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의 부소장 출신인 코일 전 국장은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최장 기간 국장직을 맡았다.

코일 전 국장은 미사일방어청(MDA)이 아홉차례의 사드 요격 시험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런 시험들로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과 다른 미사일들의 성능을 포획하지 못한다”며 “북한 미사일들이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거나 나선형으로 떨어질 수 있어 (요격하기가) 매우 어려운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미사일방어 무기들을 생산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지만, 북한의 미사일들은 매우 저렴하게 생산될 수 있다는 점도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의 한계라고 말했다. 북한의 스커드·노동 미사일을 모두 방어하기에 충분한 사드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우려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포스톨 교수와 루이스 연구원의 사드 레이더 분석 결과(<한겨레> 6월1일치 1·4·5면 보도)를 언급하면서 “두 학자가 보여준 것처럼 이 시스템은 대중국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할 때 대이란용일 뿐이라고 러시아에 설명했지만, 사실은 러시아를 겨냥한 역량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동유럽의 미사일방어 배치를 두고 미-러 간에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다툼이 동북아에서는 미-중 간에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중국 등 잠재적 적국들은 단순히 미사일들을 더 많이 생산함으로써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지금 러시아가 그런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도 남한이 미사일방어를 구축하는 것을 보면서 러시아와 똑같은 것을 할 수 있다”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군비 경쟁만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사일방어의 역사는 잠재적인 적이 러시아든 중국이든, 북한이든 이란이든 상관없이 이들이 더 많은 미사일을 만들도록 독려할 뿐이라는 걸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미 국방부 관리들이 미사일방어 전략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이를 계속 추진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미 의회가 탄도미사일 위협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의회가 미사일방어 체계를 개발하고 더 많은 요격 미사일을 구매하라는 압력을 넣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이나 이란은 현재 미국까지 도달할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필립 코일 전 미 국방부 국장은 누구?

클린턴·오바마에 직언한 MD 전문가
동료들 ‘국방부의 기술적 양심’ 불러

필립 코일 전 미국 국방부 국장
필립 코일 전 미국 국방부 국장
필립 코일 전 미국 국방부 운용시험평가국장은 40여년간 미국 국방부와 방위산업계의 핵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미 3대 국립 핵연구소인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에서 33년간 근무하면서 핵무기와 레이저, 미사일방어 등 전략무기 개발에 참여했다. 1993년 이 연구소 부소장을 끝으로 연구소를 떠난 뒤 2004년부터 국방부에서 운용시험평가국장(차관보)을 7년간 지냈다.

그는 2000년 여름 미 본토 방어용인 ‘지상 발사 미사일방어’(GMD) 체계의 한계를 지적해,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이 체계의 실전 배치를 유예하는 데 큰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지상 발사 미사일방어 체계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실전 배치를 결정했으나, 지금도 그 기술적 한계로 논란을 빚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코일이 국장직을 떠나기 직전인 2011년 1월16일 “그는 국방장관은 물론 의회에 무기 성능에 관한 믿을 만한 평가를 제공했다”며 “동료들은 그를 국방부의 기술적 양심으로 불렀다”고 소개했다.

코일 전 국장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5년 9명으로 구성된 ‘군 기지 재조정 및 폐쇄 위원회’(BRAC) 위원으로 위촉됐으며, 오바마 행정부 1기 때인 2009년에는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의 국가안보·국제문제 부국장에 임명된 바 있다. 현재는 싱크탱크인 군축·비확산센터(CACNP)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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