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주 최초 파격적 인상안 결정
올해 미국 지역별 최저임금 인상 현황
8.75달러서 점진적 2배 인상
하루 8시간 주 5일 일할 경우
연 3만달러 이상 벌 수 있어 ‘월가 점령’뒤 불평등 인식 확산
3년에 걸친 연대파업 결실 맺어 3년 전만 해도 불가능한 목표로 여겨졌던 최저임금 15달러는 이제 미국 곳곳에서 대세로 정착하고 있다. 2012년말 뉴욕시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시작한 최저임금 인상 운동은 2013년 봄에는 6개 도시로, 그해 8월에는 60개 도시로, 2014년 5월에는 150개 도시로, 그리고 그해 12월에는 190개 도시로 확산됐다. 이 운동은 지난해 5월1일 시애틀시가 최저임금을 당시 9.32달러에서 2015년부터 15달러로 대폭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드디어 꿈이 아닌 현실로 변했다. 비정규직 시간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한 운동이 이처럼 현실을 바꾸는 동력이 된 것은 기존 노조 활동가들의 협력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국제서비스종업원노조는 지난 3년 동안 약 5000만달러를 지원하며 이 운동을 도왔다. 패스트푸드 식당으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시간제 노동자 사업장의 확대가 결국 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갉아먹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시간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향상되어야 노동운동의 기반도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국제서비스종업원노조의 의장인 메리 케이 헨리는 “맥도널드와 월마트의 임금 인상은 노동자 쪽으로 힘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저임금 인상 물결은 금융위기 직후 일어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에서 시작된 금융자본에 대한 비판 운동의 결실이기도 하다. 당시 이 운동에 참여했던 많은 활동가들이 최저임금 15달러 인상 운동을 주도했다. 월가 점령 운동이 불붙인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밑거름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도 최저임금 인상 운동을 지지하며, 선거 공약으로 의제화했다. 기업 경영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경쟁력을 갉아먹고, 최저임금이 싼 인근 지역의 기업들만 번성시킬 것이라며 반발한다. 그러나 경제학자 데이비드 카드와 앨런 크루거는 이미 20년 전에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통념을 실증적으로 반박했다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적한다. 미국 내의 특정한 한 주가 최저임금을 인상해도, 해당 주 안에서 일자리 감소 등 부정적 효과가 없다는 것을 실증적 자료로 증명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은 노동 규율 등의 향상을 통해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은 고용주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뉴욕주의 최저임금 인상은 민주당 출신 진보적 정치인인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과 쿠오모 주지사의 노력에 힘입기도 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를 처음부터 지지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주의회가 인상안을 거부하자, 특별위원회 설립을 지시해 이번 결과를 이끌어 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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