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여성 사회자 송곳 질문에 화풀이
CNN 출연 “어딘가에서 피 나와”
트위터에 “코”라고 궁색한 변명
전략가 해고…캠프 분열 드러내
CNN 출연 “어딘가에서 피 나와”
트위터에 “코”라고 궁색한 변명
전략가 해고…캠프 분열 드러내
공화당 대선 후보 가운데 최근 한달여간 압도적 우세를 달렸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5)가 외우내환에 시달리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첫 텔레비전 토론회의 여성 사회자를 겨냥한 막말이 거센 후폭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데다, 캠프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 비하 발언 등으로 적지 않은 설화에 휩싸였던 트럼프는 지난 6일 토론을 진행했던 <폭스 뉴스>의 여성앵커 메긴 켈리가 자신에게 송곳 질문을 한 것에 화풀이를 하듯 ‘금지된 발언’을 뱉어냈다. 7일 <시엔엔>(CNN) 방송의 ‘투나잇’에 출연해 “그녀의 눈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봤을 것이다. 그녀의 다른 어딘가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켈리가 월경 탓에 신경이 예민해져 자신을 공격했다는 뜻이다.
이런 발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트럼프는 다음날인 8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다른 어딘가’라는 말 옆에 ‘코’라고 적은 뒤 “생각을 하며 살아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막말에 대한 분노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 대선 주자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 최고경영자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씨,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나는 메긴 켈리 편입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폭스 뉴스>의 소유자이자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도 트위터를 통해 켈리 등 토론회 사회자들을 칭찬한 뒤 “내 친구 도널드는 이게 공적인 삶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따끔한 충고를 했다. 보수단체 ‘레드스테이트’도 8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트럼프를 기조연설자로 초청했다가 취소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는 8일 자신을 자문해온 공화당 선거전략가 로저 스톤을 해고해 내부 분열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엔엔>은 트럼프가 폭탄 발언을 계속 이어갈 것이냐, 아니면 좀더 다듬어진 정치적 전략으로 갈 것이냐를 둘러싼 내부의 파벌 싸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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