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수소탄 설계자 등
“장기 검증 절차 포함”…비판 일축
“장기 검증 절차 포함”…비판 일축
노벨상 수상자, 원자폭탄 개발자 등 미국 최고의 핵 관련 과학자 29명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란 핵협상을 지지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 협상의 의회 비준을 앞둔 오바마 행정부에게는 천군만마의 지원이다.
세계 최초로 수소폭탄을 설계한 리처드 가윈 등 미국의 과학자 29명은 8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이란 핵협상이 ‘획기적이고 절박한 것’이었다며 치하했다.
이 편지에는 가윈을 비롯해 미국 핵폭탄의 산실인 로스앨러모스연구소장을 지낸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교수, 세계 최대의 과학자단체인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장인 러시 홀트 전 하원의원, 프리먼 다이슨 프린스턴대 교수, 시드니 드렐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서명했다. 또 리언 쿠퍼 브라운대 교수, 셸던 글래쇼 보스턴대 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 5명도 포함됐다.
서명자 대부분은 핵무기 설계 정보 접근 및 군의 최고 안보기밀 처분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인 ‘큐 클리어런스’를 가졌던 과학자들로, 백악관과 의회 등 미국 정부에 자문 역할을 해왔다.
가윈과 홀트 박사가 주도한 이 서한은 이란 핵협상은 “앞서 협상된 비확산 체제보다도 더 절박했다”며 ‘획기적’ ‘절박한’이라는 단어를 6차례 이상이나 쓰며 이 협상 타결을 평가했다. 특히, 서한은 “이란이 몇주 뒤면 핵무기에 연료를 주입할 수 있었다”며 협상 타결이 절박했음을 지적했다. 또 핵 시설 사찰 요구에 이란이 24시간 이상을 지체할 수 없게 한 조항 등은 전례가 없다며, 이 협상이 검증과 조사에서도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서한은 이 협상에는 “오는 2040년까지 지속되는 장기 검증 절차가 포함됐고, 다른 조항들은 무기한 계속됐다”며 이란이 이번 핵협상으로 향후 10년 뒤에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는 비판을 일축했다.
미 의회에서 유대계를 대표하는 가장 영향력이 큰 의원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 6일 이란 핵협상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힌 상황에서 이 서한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의회 안팎의 여론전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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