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21일 매디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선을 포기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매디슨/AP 연합뉴스
공화당, 아웃사이더 돌풍 위기감
트럼프 넘어설 ‘후보 단일화’ 촉구
기성 주류 후보 젭 부시 부상 예상
민주당 힐러리 지지율 추락 멈춰
바이든 불출마 시사…힐러리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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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불출마 시사…힐러리 청신호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유력 주자로 거론됐던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21일 경선에서 사퇴했다.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추락을 멈췄고, 조 바이든 부통령은 불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
워커 주지사는 이날 위스콘신주 메디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이 경선 무대를 앞장서 정리해 긍정적이고 보수적인 메시지가 경선 무대의 전면에 부상하도록 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믿는다”며 “이런 마음으로 즉각 나의 선거운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다른 후보들도 같은 조처를 취해, 현재의 선두주자에 대처해 긍정적이고 보수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들에 유권자들이 집중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자신의 사퇴를 계기로 현재 공화당의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넘어설 후보 단일화를 이루라는 메시지다.
워커의 사퇴는 지지도 하락과 경선 자금난에 따른 선택이지만, 트럼프 등 아웃사이더들의 독주로 공화당 내에 퍼진 위기감의 반영이기도 하다. 워커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것”보다는 “세상이 얼마나 나쁜지”에 초점에 맞춰졌다며, 내년 대선에서 더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해 당을 승리로 이끌 공화당원을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촉구했다.
워커의 부상과 몰락은 트럼프 등 아웃사이더들의 부상으로 혼란을 겪는 공화당의 현실을 보여준다. 그는 올해 초 출마 선언과 함께 한때 여론조사에서 선두 그룹으로 나서기도 했다. 유일한 현역 3선 주지사인데다, 노조가 주도한 주민 소환투표에서도 승리한 그는 공화당의 보수적 풀뿌리 지지자들과 기성세력들을 통합할 후보로 거론됐다. 특히, 그는 공화당의 첫 경선 무대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나섰다.
하지만, 그는 급부상한 트럼프를 의식한 선거운동을 벌이다가 급격히 추락해 지지도가 0.5%에도 못미치는 위기에 빠졌다. 그는 위스콘신주 노조의 시위대를 이슬람국가(IS) 무장대원에 비유하고, 진화론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다 역풍을 맞았다. 위스콘신주 공공노조에 대한 보호장치 철폐 등 반노조 입장을 더욱 극단으로 몰고가 노조 철폐론을 펼치기도 했다. 이민 문제에서도 오락가락했다. 그는 당초 비합법 이민자들에게 합법 지위를 주는 장치를 만들자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반이민 정책으로 선풍을 일으키자, 그는 국경선에 장벽을 설치하자는 입장만 강조했다.
워커의 사퇴로 가장 득을 볼 후보로는 젭 부시가 거론된다. 트럼프, 벤 카슨, 칼리 피오리나 등 선두그룹의 아웃사이더에 대비될 수 있는 공화당 내의 대표적인 기성 주류 후보이기 때문이다. 공화당 후보 중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모은 부시는 향후 경선판에서 끝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민주당 경선에서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1일 <시엔엔>(CNN) 방송이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42%의 지지를 얻어, 24%에 그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여유 있게 앞섰다. 이 조사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은 22%로 샌더스를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잡지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에 출마해 성공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며 불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 바이든이 불출마할 경우, 클린턴은 지지율이 57%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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