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국영방송인 <쿠바 비전> 등에서 25년간 외교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오마르 올라사발은 지난 18일 아바나 현지에서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계의 다양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쿠바 정부가 외교 다변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는가?
“우려는 없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은 쿠바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
-쿠바와 러시아의 관계는 어떤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많이 회복됐다. 나를 포함한 수많은 쿠바인이 러시아에서 공부를 했다. 상업적 관계도 좋지만, 정치적 동맹관계가 더 중요하다. 또 쿠바는 러시아에서 버스와 화물차 등을 많이 들여왔는데, 두 국가간 관계 회복을 통해 부품 조달 등 유지보수가 가능해졌다.”
-러시아에 우호적이었던 사람들은 미국과 관계정상화가 불편하지 않은가?
“쿠바의 경제적 낙후성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경제봉쇄에 있다. 우리가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한 이유도 경제봉쇄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또한 쿠바인들은 평화를 좋아한다. 관계정상화를 통해 평화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중에서 쿠바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를 매기자면.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물론 러시아나 중국, 베네수엘라와 경제적으로 좀더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모든 나라와 잘 지내기를 희망한다. 동남아 국가와도 마찬가지다.”
-외교 다변화 전략으로 불러도 되나?
“맞다. 관계의 다양화가 가장 중요하다.”
-그건 정부 안에서 공식 외교정책으로 공유된 것인가?
“그렇다. 그것은 정부의 결정이다.”
-미국과 국교 수립도 그런 다변화 전략의 일환인가?
“물론이다.”
-소련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다가 소련이 붕괴하면서 깨닫게 된 학습효과로 봐도 될까?
“그 경험에서 나온 것이 맞다. 쿠바 경제의 85%가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진영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하지만 소련이 있을 때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주의 진영에서 소련과 가장 친했고 소련이 가장 강했기 때문이다.”
아바나/이용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