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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에 ‘송곳 질문’ 한 하버드생 “내가 한국계라는 건 중요치 않다…”

등록 2015-10-14 11:26

[인터뷰] 트럼프와 설전 벌인 한국계 학생 최민우씨
미국 공화당 대선 예비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에 주한 미군 주둔비용에 관한 질문을 해 화제가 됐던 최민우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공화당 대선 예비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에 주한 미군 주둔비용에 관한 질문을 해 화제가 됐던 최민우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솔직히 저는 정치에 생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지만, 한국계이기 때문에 한국 정치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중도성향 정치단체 '노 라벨스(No Labels)' 주최 행사에서 공화당 대선 예비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주한미군 문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인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3학년생인 조지프 최.(20·한국명 최민우·사진)

그는 이날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질의응답 시간에 연단으로 뛰쳐나가 즉석에서 질문권을 얻고서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다"며 '송곳 질문'을 날려 관심을 끌었다.

그는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 첫 외부행사인 하버드대학 강연에서도 위안부 관련 질문을 던져 시선을 모았던 주인공이다.

최씨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 강연에 이어 트럼프를 상대로 한국 관련 질문을 날린 까닭을 묻자 "미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국적과는 아무 관계가 없지만, 부모님이 한국인이어서 한국 문제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중간고사 기간임에도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뉴햄프셔주까지, 그것도 아베 총리 강연 당시 입었던 하버드대학 후드 티를 입고 달려가 질문을 던진 경위를 묻자 "트럼프처럼 영향력 있는 사람은 잘못된 주장을 해도 사람들은 진실이라고 믿게 마련이다. 그래서 잘못됐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만 말했다.

그가 트럼프을 향해 '돌직구'를 날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올해 여름이다.

방학을 맞아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두 달간 인턴으로 일할 당시 트럼프가 유세 도중 한국과 관련해 잘못된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기회가 닿으면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고사 기간임에도 짬을 내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있었다.

행사 직전 주최 측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질문하겠다'고 신청하자 질문자에게 배제됐다. 하지만, 최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주어진 문답 시간이 끝나가자 무조건 연단으로 뛰쳐나가 트럼프로부터 즉석에서 질문권을 얻어냈다. 최씨는 트럼프에게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당신의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다"고 쏘아부쳤다.

당황한 트럼프가 도중에 말을 끊으면서 "당신, 한국 사람이냐"고 물었고, 이에 최씨는 "아니다. 나는 텍사스 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 주에서 성장했다"고 또렷하게 말했다.

이어 "내가 어디 출신이건 관계없이 사실을 바로잡고 싶다"며 "한국은 매년 8억6천100만 달러(약 9천800억원)를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씨의 돌발질문에 청중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트럼프도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는 최씨의 발언을 끊으며 "그래 봤자, 푼돈(peanut)"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그 사이 주최 측은 최씨의 마이크를 빼앗아 더는 문답은 이어지지 못했다.

최씨는 이처럼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내가 한국계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잘못을 바로잡고 싶었을 뿐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최씨는 "아베 총리의 하버드 강연 때도 그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 없이 잘못된 얘기를 하고 있어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묻자 최씨는 "국제정치나 외교 분야에서 일하고 싶고, 특히 미국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12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우연한 만남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반 총장과 한인 학생들과의 만남 기회가 있었는데, 최씨가 아베 총리에게 송곳 질문을 던진 주인공이란 것을 알게 된 반 총장이 따뜻한 격려를 해줬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최씨의 페이스북 첫머리에는 반 총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등장한다.

한국인 부모 밑에서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태어나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최씨는 2013년 하버드대학과 프린스턴 대학에 동시 입학했다. 하버드대학에 들어와선 북한인권학생모임, 정치연구회 2곳 동아리의 회장을 맡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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