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9800명 내년까지 유지
임기종료 2017년초까지 수천명”
철군일정 변경…사실상 ‘공약파기’
탈레반 회복 ‘쿤두즈 함락’이 계기
후임 대통령에 이후 일정 넘겨
아프간 ‘끝나지 않는 전쟁’ 수렁 계속
임기종료 2017년초까지 수천명”
철군일정 변경…사실상 ‘공약파기’
탈레반 회복 ‘쿤두즈 함락’이 계기
후임 대통령에 이후 일정 넘겨
아프간 ‘끝나지 않는 전쟁’ 수렁 계속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철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임기 내에 아프간 전쟁을 종식하고 미군을 철군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은 사실상 폐기됐고, 아프간의 끝나지않는 전쟁의 수렁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현재 진행중인 미군의 아프간 철군을 중단하고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7년초까지 수천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자신의 임기 내에 아프간에서 미군 철군을 완료할 예정으로 주둔 병력 규모를 줄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주요 도시인 쿤두즈가 탈레반에게 함락되는 등 탈레반의 세력이 회복됨에 따라 미군 철군 중단 의견이 미국 조야에서 제기됐다.
오바마 행정부는 철군 일정을 변경해,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9800명의 미군 병력을 내년까지도 유지할 방침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을 내년 말이나 2017년초가 돼야 5500명으로 줄일 방침이다. 잔류 병력들은 아프간 정부군 훈련을 담당하면서 아프간에 둥지를 틀고 있는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의 소탕 작전도 겸하게 된다.
유엔에 따르면, 탈레반 등 아프간의 반정부 세력들은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큰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탈레반은 북부 쿤두즈를 함락하며 자신들의 정권이 붕괴된 이후 최대 승리를 거뒀다. 쿤두즈 함락은 이번 미군 철군 중단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쿤두즈 함락 전에도 오바마 행정부는 군부 및 의회로부터 내년까지 현 병력을 절반으로 줄이고 2017년초에는 카불 주재 미 대사관에만 1천명을 주둔시킨다는 철군 계획을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미국은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부가 있는 카불 북쪽의 바그람 기지의 기능을 유지하는 한편 남부의 칸다하르와 동부의 잘랄라바드 인근 기지들도 유지할 방침이다. 아프간 주둔 병력이 5500명에 더 줄어들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이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5500명의 주둔 병력 감축 속도는 현지 사령관들에 의해 주로 결정되며, 그 일정은 후임 대통령에게 재량이 주어질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철군 일정이 변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한 아시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현재 주둔 중인 9800명의 병력을 올해 안에 절반으로 감축한다는 일정을 바꿔, 그 병력들을 올해 내내 유지키로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백악관은 2017년이 되면 대부분의 병력이 철군한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미국이 철군 일정을 변경한 것은 비용도 작용했다. 현 군사 기지에 5500명을 주둔시키는 비용 146억달러가 대사관에 1천명의 병력을 주둔시키는 비용인 100억달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아프간은 9.11테러을 일으킨 알카에다를 보호하는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킨 2001년 미군의 침공 이후 14년째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프간은 1979년 소련의 침공 이후 내전을 거치며 사실상 36년째 전쟁 상태에 있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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