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서치센터, 성인 3만5071명 조사
‘신의 존재 확신’ 젊은층 절반 그쳐
민주당 지지자들 무종교 성향 늘어
‘신의 존재 확신’ 젊은층 절반 그쳐
민주당 지지자들 무종교 성향 늘어
‘기독교 국가’ 미국에서 종교 성향이 급격하게 엷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전국 성인 3만5071명을 대상으로 종교 관련 전화 인터뷰를 해 3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 등을 포함해 ‘무종교’라고 응답한 비율이 23%였다. 이는 첫 조사가 실시된 2007년 16%에서 7%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신의 존재’를 묻는 질문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확인됐다.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응답은 2007년 92%에서 지난해 89%로 약간 낮아졌지만, ‘확실히 믿는다’는 응답은 71%에서 63%로 급격히 줄었다. 자신의 삶이 종교와 연계됐다고 답한 비율도 7년 동안 83%에서 77%로 6%포인트 낮아졌다.
이와 관련해 퓨리서치센터는 “압도적으로 기독교적 성향이 강한 옛 세대들이 사망하면서 종교에 대해 낮은 애착을 보이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의 존재를 확실히 믿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70~87살과 51~69살 연령층의 경우 각각 71%와 69%였지만, 26~34살과 19~25살 연령층의 경우 각각 54%와 50%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지지 정당에 상관없이 ‘무종교’라고 응답한 비율이 7년새 증가했지만, 특히 민주당 성향 미국인들의 무종교 성향이 크게 늘었다. 민주당 성향의 미국인들 가운데 지난해 자신을 무종교라고 응답한 비율은 28%로, 2007년의 19%보다 9%포인트나 늘었다. 이는 복음주의(16%)나 개신교 주류(13%), 가톨릭(21%) 등 기독교 어느 종파보다 높은 것이다. 공화당의 경우도 무종교 응답 비율이 10%에서 14%로 늘었지만, 아직도 복음주의(34%)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자신이 믿는 종교와 상관없이 동성애자를 더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다. 2007년에도 동성애에 가장 개방적(58%)이었던 가톨릭 신자의 경우 지난해에는 70%가 동성애를 수용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보수적인 축에 속하는 복음주의자도 동성애 수용 지지가 같은 기간 26%에서 36%로 올랐다. 이 역시 젊은 세대들의 개방적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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