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 6~7차례 발사하고 쇼핑지역 들어가 제압 불가피”
미국 경찰 2명이 흑인 용의자에게 33발을 난사해 사살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 사회가 다시 한번 술렁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12일 오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부 보안관 2명이 총상을 입고 기어서 도망치는 흑인을 향해 33발을 발사해 사살하는 장면이 담긴 29초짜리 동영상이 공개됐다.
현장에서 즉사한 흑인은 니컬러스 로버트슨(28)이며 세 자녀의 아버지인 것으로밝혀졌다.
동영상은 로버트슨이 사살된 주유소 옆 인도의 길 건너편 식당에서 촬영됐다.
LA 카운티 경찰당국은 사건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고 총격 당시 로버트슨이 총기를 휴대하고 있는 상황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경찰은 숨진 로버트슨이 주거지역에서 허공을 향해 총을 6∼7차례 발사하고 쇼핑 지역으로 들어가면서 경찰을 향해 총을 겨눠 제압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카츠 서장은 “보안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로버트슨이 손에 총을 들고 불안정하게 행동하고 있었다”면서 “그는 최소한 쇼핑지구에 있는 한곳의 상점에 들어갔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격 현장인 주유소 등 거리에 시민이 있는 상태여서 공공의 안전이 중요했다”면서 “로버트슨은 경찰을 향해 한번 총을 겨누고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경찰의 명령을 무시했다. 총에 맞은 뒤 기어가면서도 총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출동한 경찰 2명은 각각 16발과 17발을 발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장전된 45구경 권총을 회수했다.
그러나 로버트슨의 친척들은 동영상을 보면 로버트슨이 경찰을 향해 자신을 보여주고 나서 뒤돌아 걸어가자 경찰이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로버트슨이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당일 밤 사건 현장에는 로버트슨의 친척 등 수십 명이 모여 손팻말을 들고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시카고 경찰청장이 시경 소속 백인 경찰관이 흑인 10대 절도 용의자에게 16발의 총격을 퍼부어 사살한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등 경찰의 과잉진압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