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위협 대비한 연합훈련도 필요”
박 대통령 사드 발언 맞물려 파장
박 대통령 사드 발언 맞물려 파장
미국 정부가 한·일과 미사일방어(MD·엠디) 능력 강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 주도의 엠디 협력은 중국이 한·미·일 3각 군사동맹으로 가는 교두보로 간주하고 있는데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검토’ 발언과 맞물려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13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방어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미사일방어 능력(강화)을 (한·일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행동에 직면해 공동의 대응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관점에서 협력하고 있다. 양자적인 토대 위에서 연합훈련도 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로즈 부보좌관의 발언이 엠디 체계의 핵심 요격 수단인 사드의 한국 배치까지 염두에 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최근 미국 내에서 사드 한국 배치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고, 박 대통령의 사드 관련 첫 발언이 나온 직후여서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꼭 사드 배치가 아니어도 중국이 미국 주도의 한·미·일 엠디 구축을 자신들의 부상을 군사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간주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는 점에서, 가뜩이나 북한의 핵 실험으로 불안정해진 동북아 정세가 더욱 요동칠 수 있다.
로즈 부보좌관의 발언은 중국을 대북 제재 강화에 동참시키기 위한 군사적 강압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중국이 추가적인 (대북) 압박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과의 공조를 통해 추가적인 대북 제재를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로즈 보좌관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각)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내가 북한 지도자에 대해 아는 한가지는 그가 관심받기를 좋아하고, 아마도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자신을 언급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 지도자에게) 그러한 관심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심을 끌려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의도적 무시’를 했다는 주장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이날 워싱턴 국방대학교에서 새해 대외정책 기조를 공식 발표하면서 북한과 북핵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이제훈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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