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여자친구 가브리엘라 자파타
이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과거 여자친구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죽은 것 같다며 법적 조처에 들어갔다. 이 여자친구와 일하던 회사가 연관된 부패 사건이 겹치며, 모랄레스 정부의 도덕성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과거 자신과 사귀던 여자친구 가브리엘라 자파타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9년 전에 죽은 것 같다며 자파타를 상대로 법적 조처를 요구했다고 <비비시>가 2일 보도했다. 그는 여자친구에게 닷새의 시간을 주면서 아들을 당국에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앞서 자파타의 친척들은 그 아들이 모처에서 살아 있다고 말했으나, 모랄레스 대통령은 1일 “아들이 살아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불행하게 죽은 것으로 완전히 확신한다”며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모랄레스는 지난 2005~07년 자파타와 사귀었다. 당시 자파타는 이 아들을 임산해 출산했다. 자파타는 아들이 출생한 뒤 아파서 죽었다고 당시 모랄레스에게 말했다.
레니 발디비아 투명성 장관은 2007년 이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자파타의 해명은 모순으로 가득차 있다고 지적했다. 발디비아 장관은 “자파타가 대통령에게 아기가 태어났다고 말했고, 대통령은 양육비를 줬다. 몇년 전 대통령이 아들을 보기를 원하자 자파타는 아기가 죽었다고 말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현재 20대 후반인 자파타는 지난 28일 부당이득과 밀수 혐의로 체포됐다. 자파타는 중국 건설회사인 시에이엠시(CAMC)의 최고경영자로 일했다.
지난달 볼리비아 언론들은 최근 그 회사가 5억달러 상당의 계약을 정부로부터 수주받았다고 보도했다. 야당은 모랄레스가 영향력을 행사해서 여자 친구와 연관된 이 회사에게 이권을 줬다고 비난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를 국민투표에 앞서 자신의 신뢰성을 잠식하려는 우파 세력들의 전략 일환이라며 비난을 일축했다. 그는 대통령의 3선 이상 연임이 금지된 현행 헌법을 개정해 4선 출마를 시도했으나, 국민투표는 51.3%의 반대로 부결됐다. 2006년부터 재임한 모랄레스는 2020년에 현 임기가 종료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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