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도 유행…구글 “증오발언 금지” 크롬 스토어서 삭제
최근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이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들 사이에 유대인 혐오를 나타내는 ‘3중괄호’(일명 ‘에코’)를 사용하는 사례가 퍼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는 나치 추종자들과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만든 기호로, 최근에는 유대인으로 추정되는 이름이 나오면 그 주변에 3중 괄호를 자동으로 치는 프로그램까지 나돌고 있다.
4일(현지시간) 트위터 이용자들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우익 성향 네티즌들이 트윗이나 인터넷 게시물을 쓸 때 유대인 이름을 3중괄호로 둘러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예슈아 바르 예호세프’라는 유대인 이름이 나오면 이를 ‘(((예슈아 바르 예호세프)))’라고 쓰는 식이다.
‘((( )))’는 “유대인들이 말을 하면 언론이 이를 부각해서 보도해 주기 때문에 유대인들의 말이 마치 메아리처럼 퍼져 나간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에코’라고도 불린다.
이런 행위는 ‘알트라이트’(‘대안 우파’라는 뜻)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온라인 보수성향 네티즌들이 퍼뜨리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를 지지하고 다문화주의나 이민 확대를 반대한다.
최근에는 유대인으로 추정되는 이름을 기억해 뒀다가 브라우저에서 자동으로 3중 괄호를 쳐서 보여 주는 ‘코인시던스 디텍터’라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익스텐션)이 퍼져 나갔다.
‘알트라이트미디어’라는 이름을 쓰는 개발자 그룹이 만든 것으로 돼 있는 이 익스텐션은 구글이 이달 2일 이를 크롬 스토어에서 삭제할 때까지 약 2천400건 다운로드됐다. 다만 알트라이트미디어는 알트라이트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스스로 밝히지 않고 있다.
구글은 크롬 스토어에 소프트웨어를 올릴 때 사전 심사를 하지 않으며 필요할 경우 사후 삭제 등 조치를 한다.
구글은 “인종이나 종족적 기원, 종교, 장애, 성, 나이, 군 복무 여부, 성적 지향, 성적 아이덴티티 등에 입각해 인간 집단에 반대 의사를 밝히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증오발언 금지 정책에 따라 코인시던스 디텍터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우익 인종주의자들 사이에서 3중괄호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부 유대인들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이들이 자신의 이름에 이 기호를 두르는 사례도 없지 않다. 이런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연대의 뜻을 표시한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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