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흑인 출판업체 ‘존슨 퍼블리싱 컴퍼니’(JPC)가 경영난 끝에 70여 년 역사를 지닌 간판 잡지를 매각했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JPC는 71년 전 시카고를 기반으로 창간한최초의 흑인 여성지 ‘에보니’(Ebony)와 남성용 매체 ‘제트’(Jet)를 텍사스 오스틴의사모펀드 운용사 ‘클리어뷰 그룹’(Clear View Group)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JPC는 이외 유색인종 전용 화장품 제조·판매 사업체 ‘패션 페어 코스메틱스’(Fashion Fair Cosmetics)를 운영하고 있으며, ‘에보니 사진 아카이브’(Ebony Photo Archives) 매각을 추진 중이다.
JPC 대변인은 이에 대해 “출판사업 관련 빚을 줄이고, 화장품 사업에 투자하기위해서”라고 밝혔다.
JPC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의전 비서관 겸 대통령 특보로 일한 데지레 로저스 최고경영자(CEO)가 JPC를 계속 이끌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리어뷰 그룹은 신규 법인 ‘에보니 미디어 오퍼레이션스’(EMO)를 통해 매체를 발간할 계획이다.
EMO 회장은 클리어뷰 그룹 마이클 깁슨 회장이 겸임하고, CEO는 2013년부터 JPC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해온 셔를 맥키삭이 맡을 예정이다.
JPC 창업주 존 존슨(1918~2005)의 딸 린다 존슨 라이스(58) 회장은 EMO 명예회장으로 직책을 바꾼다.
이로써 흑인이 소유·경영하는 미국 최대 출판업체로 한 시대를 구가했던 JPC는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존슨은 1942년 시카고에 JPC를 설립하고 1945년 흑인 중산층 여성을 타깃으로 월간 ‘에보니’를, 1951년 남성 주간지 ‘제트’를 각각 창간하며 출판계의 거물로 부상했다.
그는 1982년 흑인 최초로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400대 기업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에보니’와 ‘제트’를 “아프리카계 미국인 삶의 기록서”라고 설명했다. 특히 에보니는 한때 중산층 흑인 가정의 필수 비치품이었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로부터 마이클 잭슨, 오프라 윈프리, 할리 베리까지 다양한 흑인 인사들이 이 두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대선 출마 이후 최근까지 단골 모델이 됐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번창하던 JPC는 인터넷의 발달과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2004년 각각 164만 부에 이르던 에보니 발행 부수는 2014년 126만 부로, 2004년93만 부에 이르던 제트의 발행 부수는 2013년 73만 부로 각각 감소했다. JPC는 2014년 제트 인쇄를 중단하고 온라인 매체로 전환했다.
JPC는 “지난달 ‘클리어 뷰 그룹’과 거래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매매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깁슨 클리어 뷰 그룹 회장은 “시카고 본사와 직원 대다수를 유지할 방침”이라고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