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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힐러리 대선 후보 되기까지

등록 2016-07-29 17:45수정 2016-07-29 17:48

“이기적” “신뢰할 수 없다” 이미지 극복해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공식 지명을 받은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유리천정을 깬 당찬 여성’이라는 이미지와 ‘신뢰할 수 없는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병존한다.

클린턴은 1947년 시카고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적 중산층 가정의 딸로 태어났다. 집안 분위기 영향을 받아 클린턴도 고등학생 때인 1964년 미국 현대 보수운동의 아버지 밸리 골드워터의 대통령 선거 운동을 했다. 대학생이 된 뒤 1960년대 미국 사회를 흔든 민권운동과 베트남전 반대 영향으로 공화당을 떠났지만, 지금도 그는 대외정책에서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28살 때인 1975년 예일대 로스쿨 시절 만난 빌 클린턴과 결혼하면서 그의 정치인생도 시작됐다. 남편 빌이 33살에 아칸소 주지사가 되자, 그는 전통적인 내조자 역할에 머물지 않고 정치적 파트너로 나섰다. 남편은 그에게 교외 건강 자문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맡겼다. 직업적으로도 로즈 로펌의 변호사로서 일을 계속했다. 결혼 뒤에도 결혼 전 성(Last name)인 로댐을 계속 쓰다가 남편이 1982년 아칸소 주지사 후보로 다시 나섰을 때, 남편의 성인 클린턴을 쓰기 시작했다.

이런 그의 독립적 행보는 1992년 남편 빌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설 때 더욱 집중조명 받았다. 1992년 대선 운동 당시 남편이 주지사 시절에 변호사 일을 계속했던 데 대해 질문을 받자 “나도 집에 머물면서 쿠키를 굽고 차를 마실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 직업에 충실하기로 결심했다”고 맞받았다. 빌도 선거운동 기간에 “하나를 사면 하나는 공짜”(Buy one, Get one)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힐러리가 따라온다며 힐러리를 적극 활용했다.

퍼스트 레이디가 된 힐러리는 퍼스트레이디로는 처음으로 대통령 핵심 보좌관들의 사무실이 있는 백악관 서관(웨스트윙)에 자신의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전 퍼스트레이디들은 동관에 집무실이 있었다. 남편이 대통령에 취임한 첫해인 1993년 의료보험개혁위원장을 맡았으며, 보수적 공화당 의원들은 이런 그의 행보에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의료보험개혁은 결국 좌초됐다. 하지만 그는 남편의 대통령 퇴임 이후인 2001년 뉴욕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독자적 정치 행보를 본격화했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버락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에게 패했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임명돼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전세계를 누볐다.

하지만 그는 “이기적이다”, “신뢰할 수 없다”, “계산적이다” 등의 나쁜 이미지가 동시에 따라다닌다. 이는 1990년대부터 있었던 부부와 관련된 각종 스캔들과 힐러리의 대처와 관련이 있다. 이는 1994년 특별검사 임명으로까지 번진 화이트워터 게이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화이트워터 게이트는 클린턴 부부가 힐러리의 친구인 제임스 맥두걸 부부와 함께 1978년 세운 부동산 회사 관련 의혹 사건이다. 화이트워터 관련 서류를 보관하던 힐러리의 동료 변호사 빈센트 포스터가 의문의 자살을 하고 힐러리가 관련 서류를 파기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사건이다. 또 1975년 힐러리가 변호사 시절 아동성폭행 혐의를 받던 피의자를 변호해 징역 30년형을 받을 수 있는 것을 1년으로 감형받게 해준 사건도 불씨가 됐다. 당시 힐러리가 피의자가 피해자인 아이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식으로 변호했으며 자신의 성과를 자랑하며 웃기까지 했다는 증언이 지난해 나와 또한번 불거졌다. 이외에도 개인 이메일 사용과 15개월동안 2500만달러를 번 고액 강연료 논란도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처럼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의 성공과 이익을 위해서 계산된 행동을 하는 기성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축적됐다. 지난달 <월스트리트 저널>과 <엔비시>(NBC) 방송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69%가 힐러리가 “정직하지 못했던 기록이 있으며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런 이미지를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힐러리의 백악관 복귀가 달려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예일대 로스클 시절의 빌 클린턴과 힐러리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누리집
예일대 로스클 시절의 빌 클린턴과 힐러리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누리집
2006년 뉴욕주 상원의원 재선 운동 때 힐러리. 힐러리 클린턴 누리집
2006년 뉴욕주 상원의원 재선 운동 때 힐러리. 힐러리 클린턴 누리집

지난 28일 민주당 대선 후보 공식 지명받은 뒤 수락 연설을 한 힐러리. AP 연합뉴스
지난 28일 민주당 대선 후보 공식 지명받은 뒤 수락 연설을 한 힐러리.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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