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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그래픽뉴스] 트럼프의 ‘혐오 전쟁’에 대처하는 일곱 가지 장면

등록 2016-08-04 10:26수정 2016-08-04 16:03

미국의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인물입니다. 무슬림, 멕시코 이민자,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부터 전사한 군인의 유족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습니다. 혐오 전쟁을 이어가는 트럼프를 우려하는 미국 시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폭력에 풍자로 맞서는 일곱 가지 장면을 정리해봤습니다.

1. “당신은 해고야” 당신의 말을 당신께 돌려드립니다

트럼프는 “미국은 쓰레기 하치장”이라고 선언하며 유세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6월16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미국이 다른 이들의 골칫거리를 쏟아붓는 쓰레기 하차장이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를 겨냥해 “그들은 문제가 많은 사람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범이고 마약과 범죄를 가져온다”고 했습니다.

히스패닉을 비롯한 미국 사회는 불매운동으로 맞수를 뒀습니다. 미국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 등이 미스USA 대회를 중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트럼프가 공동 주관한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보이콧한 것이죠.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 등도 트럼프와 사업관계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쯤 되면 트럼프가 미국 방송사 NBC 쇼 프로그램에서 유행시킨 ‘당신은 해고야’라는 말을 본인이 되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 참, 10년 넘게 트럼프의 쇼 프로그램을 방영해온 NBC도 보이콧에 동참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트럼프의 출연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2. 무슬림 프로파일링 하겠다고? “당신은 히틀러”

트럼프는 지난해 11월19일, 미국 내 무슬림 명단을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해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나치 정권 아래 독일에서 히틀러가 유대인들에게 신원을 등록하도록 한 정책을 연상시키는 대목이었습니다. 지난 6월19일에는 미국 CBS 방송에 나와 무슬림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민자 혐오와 인종차별을 우려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스티븐 킹, 주노 디아스 등 미국의 유명 작가들이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 청원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인기 만화 프로그램이 트럼프를 히틀러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애니메이션 ‘심슨(The Simpsons)’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영상을 보면, 트럼프 캐릭터는 ‘위대한 연설(Great Speeches)’이라는 제목의 책을 갖고 있습니다. 저자는 히틀러(A.Hitler)입니다. 트위터 등에서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히틀러와 닮았다는 취지로 읽을 수 있습니다.

3. ‘거울 보고 반성하라’

트럼프의 혐오 발언의 트레이드 마크는 여성 혐오입니다. 지난해 4월16일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 대선후보로 거론되던 힐러리 클린턴을 겨냥해 “자기 남편도 만족하게 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미국을 만족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라고 썼습니다. 올해 4월26일엔 “클린턴이 남자였다면 5%의 득표도 못 얻었을 것”이라며 자질을 깎아내리기도 했습니다. 폭스 뉴스 앵커 메긴 켈리를 ‘(매력적이지만) 골빈 여자(bimbo)’라고 부르고, 모델 하이디 클룸에게 뚱뚱하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들은 거울을 들고 맞섰습니다. 지난달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100여명의 여성들이 모여 전라 시위를 벌였습니다. 사진작가 스펜서 튜닉이 기획한 이 시위에서 다양한 피부색의 여성들은 전당대회 개최지를 향해 거울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스펜서 튜닉은 “거울을 들어 여성이 자연을 구현하고 반영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4. “당신 때문에 투표장에 가겠다”

혐오 발언이 이어지자 풍자도 진화했습니다. 미국의 코미디언 윌리 애플맨이 만든 ‘애플코미디’는 지난 4월 ‘뉴요커들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고맙다고 한다’는 제목의 영상을 내보냈습니다. 이 영상에는 다양한 인종의 시민들이 등장해 “항상 이기기만 하고 한 번도 져본 적 없어 고맙다”, “여성들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여기도록 해줘 고맙다”, “백인만 옹호해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그리곤 꼭 투표하러 가겠다고 다짐합니다. 소수인종과 여성을 비하해온 트럼프의 행보를 비꼬는 것입니다.

5. ‘트럼프는 건국 정신에 반한다’ 헌법 찾는 미국인들

트럼프의 전방위적 혐오 발언은 미국인들이 헌법을 다시 찾게 하는 의외의 결과도 초래했습니다.

시작은 지난달 28일.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이라크 전쟁에서 숨진 아들을 둔 키즈르 칸 부부가 클린턴 지지 연설에 나섰습니다. 키즈르 칸은 트럼프를 향해 “미국을 위해 무엇을 희생했느냐”고 물었습니다. 또 헌법 소책자를 들어 보이며 “헌법을 읽어본 적이 있긴 하느냐”고도 했습니다. 이 연설 직후 1달러짜리 헌법 소책자가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1일 기준으로 아마존에서 일일 판매 2위에 올랐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 연설이 화제가 되자 트럼프는 무슬림 혐오로 응수했습니다. 키즈르 칸의 아내인 가잘라가 연단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무슬림 문화에서) 여성에게 발언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화살이 엉뚱하게 가잘라 칸을 향하자, 무슬림 여성들이 나섰습니다. 무슬림 여성들은 트위터에서 ‘#이제 우리의 말이 들리느냐’(#CanYouHearUsNow)란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의 이름과 직업 등을 밝히고 있습니다.

6. “당신은 게임일 뿐”

그런데도 왜 상당수의 미국인이 트럼프에 열광하는지 궁금하다고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현상은 게임과 같다”고 설명하는 하나의 분석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트럼프를 패러디하는 모바일 게임이 등장한 것인데요. ‘트럼프 장벽(Trump's Wall)’이란 이름의 이 게임을 깔고 나면, 트럼프 모습을 한 캐릭터가 “내 장점은 부자라는 것”, “남쪽 국경에 거대한 벽을 쌓고, 멕시코가 돈을 내게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모두 트럼프가 실제로 한 말입니다. 벽을 쌓다가 실패하면 “당신은 해고”라고 하기도 합니다.

트럼프 그래픽뉴스
트럼프 그래픽뉴스
7. “그들이 저열하게 갈 때, 우리는 격조 있게 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존 매케인 등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도 트럼프를 향해 손을 내젓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전략은 무엇일까요?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클린턴 지지연설을 한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이 저열하게 갈 때, 우리는 격조 있게 간다.”

글 그래픽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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