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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전세계 재외동포 언론인 단체도 첫 시국선언문 발표

등록 2016-10-31 13:25수정 2016-10-31 14:46

40개국서 활동중인 재언협 “국기문란·국격파괴 사태” 규정
“해외 한인들 자존감 처참하게 짓밟혔다”
“대통령 포함 관련자들 성역없는 수사” 촉구
2010년 창립이래 시국선언문 발표 처음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각계의 규탄 성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재외동포 언론인들도 31일 시국선언문을 통해 이번 사태를 ‘국격 파괴사태’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성역없는 수사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40여개 국가에서 활동중인 재외동포 언론인들의 연합체인 재외동포언론인협회(재언협·회장 김소영)는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무시하고 국민이 위임한 국가 통치권을 사유화한 사상 초유의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우리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이번 사건을 ‘국격 파괴 사태’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재언협은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 전세계 40여 국가에서 신문·텔레비전·라디오·인터넷미디어 등을 제작하고 있는 발행인 및 편집국장, 기자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02년 ‘재외동포 기자대회’를 계기로 정기행사를 열었으며, 2010년 공식 창립됐다. 재언협이 창립이래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언협은 “이번 사태는 일개 개인이 국정을 농단한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며 “우리는 특정인의 국정 개입도 문제지만, 국가운영 시스템이 비선실세에 의해 너무나 쉽게 붕괴됐다는 사실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재언협은 “더욱이 외교·통일·안보·국방문제 등의 국가기밀이 유출됐다는 사실은 한 나라의 국제관계를 유지하는 시스템마저 무너졌음을 나타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는 참혹한 국격의 파괴”라고 강조했다.

재언협은 “대한민국의 외교적 영향력과 위신은 이미 중차대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무너진 국가의 위상이 고스란히 남북관계와 국제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재언협은 또 “대한민국의 국격은 750만 해외동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지적한 뒤 “국가의 권위와 질서가 만신창이가 된 순간, 해외 한인들의 자존감은 처참하게 짓밟혔다”고 한탄했다. 재언협은 “전세계 주류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내는 ‘최순실 게이트’ 기사로 인한 수치심은 오롯이 한인 동포들의 몫이 되고 있다”며 “이는 국가 위엄의 상실”이라고 지적했다.

재언협은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성역없는 수사로 이번 사태를 둘러싼 모든 의혹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국가 규범을 어긴 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투명한 진상규명을 통해 후퇴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실추된 국가의 명예를 일으켜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재언협은 마지막으로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국민 주권의 붕괴는 곧 민주주의의 붕괴임을 직시하고, 부패권력에 대항하는 국민적 함성의 열망을 적극 지지하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어떤 순간에도 결코 펜을 놓치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국 재언협 고문은 “회원사들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데다, 자칫 오해를 받을 수 있어 그동안 모국의 정치적 사건이나 대형 이슈에 대해 발언해 오는 것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생각해왔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그만큼 이번 사안이 절박하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재외동포언론인협회 시국선언문 전문>

- 이번 사건은 참혹한 국격의 파괴다 -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사상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참혹한 심정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무능과 부패로 인한 파탄이라면, ‘내 어머니가 나병환자라 해도 나는 내 어머니를 사랑하겠다’는 어느 시인의 고백처럼, 비통한 심경을 삼키며 참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무시하고 국민이 위임한 국가 통치권을 사유화한 사상 초유의 국기문란사건이다.

더불어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우리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이번 사건을 ‘국격 파괴 사태’로 규정한다.

이번 사태는 일개 개인이 국정을 농단한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특정인의 국정 개입도 문제지만, 국가운영 시스템이 비선실세에 의해 너무나 쉽게 붕괴됐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더욱이 외교·통일·안보·국방문제 등의 국가기밀이 유출됐다는 사실은 한 나라의 국제관계를 유지하는 시스템 마저 무너졌음을 나타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참혹한 국격의 파괴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외교적 영향력과 위신은 이미 중차대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너진 국가의 위상이 고스란히 남북관계와 국제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대한민국의 국격은 750만 해외동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국가의 권위와 질서가 만신창이가 된 순간, 해외 한인들의 자존감은 처참하게 짓밟혔다. 전세계 주류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내는 ‘최순실 게이트’ 기사로 인한 수치심은 오롯이 한인 동포들의 몫이 되고 있다. 국가 위엄의 상실이다.

이에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성역없는 수사로 이번 사태를 둘러싼 모든 의혹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국가 규범을 어긴 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투명한 진상규명을 통해 후퇴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실추된 국가의 명예를 일으켜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국민 주권의 붕괴는 곧 민주주의의 붕괴임을 직시하고, 부패권력에 대항하는 국민적 함성의 열망을 적극 지지하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어떤 순간에도 결코 펜을 놓치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

2016년 10월 31일

(사) 재외동포언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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