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청 정면에 시위대가 모여있다. 시청진입을 막는 경찰들의 모습이 보인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이 나자,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국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반 트럼프’ 시위를 벌이는 등 미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9일(현지시각) 저녁 1천여명의 시위대가 시청 근처에 모이기 시작해 다음날 새벽까지 일부 도로를 점거하는 등 거리시위를 이어갔다. 시청 앞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 중이던 시위대 일부가 인근 프리웨이 101 도로를 한동안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다운타운의 길과 빌딩에 트럼프 반대 문구를 페인트로 적기도 했고, 트럼프 모형의 인형을 불태우기도 했다. 대부분 20~30대 남미계와 흑인, 무슬림이 주축을 이룬 시위대는 ‘인종차별주의자, 성희롱자 트럼프는 대통령이 아니다’, ‘사랑은 증오를 이긴다’(Love Trumps Hate), ‘편협한 반무슬림 정서에 반대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우리 대통령이 아니다”(Not my president) 등의 구호를 연호했다.
집회 참석자 캐롤은 SNS에서 시위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참석했다며, “이번 선거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반란이며, 미국을 60년 전으로 되돌려 놓았다”고 분개했다. 그는 “트럼프와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나왔다”며 “이렇게 우리 목소리를 전하는 것도 우리의 자유이며 민주주의다”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10일 오전 1시 현재 13명이 이번 시위와 관련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한편, 미 주요 언론들은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 전역 25개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글·사진 이철호 통신원
LA 시청 근처에서 가두 시위 중인 시위대. ‘인종차별주의자, 성희롱자 트럼프는 우리 대통령이 아니다’ 라는 문구를 들고 있다.
경찰이 프리웨이 101을 일시 점거했던 시위대를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
프리웨이 진입로에서 밀려난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한 참석자가 ‘사랑은 증오를 이긴다’(Love Trumps Hate)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