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해외 동포들의 움직임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한국에서 제5차 집회(26일)가 열린 지난 주말, 전 세계 해외동포들도 미국 16개 도시를 비롯해 북미 20곳, 유럽 15곳, 아시아 8곳, 오세아니아 5곳, 남미 1곳, 아프리카 1곳 등 총 16개국 50개 도시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26일 (현지시각) 저녁 한인들이 많이 사는 뉴욕의 플러싱에서 열린 집회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300여명이 참석해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76살의 한 집회 참석자는, 박정희 정권 때 뉴욕에서 벌였던 민주화 활동을 언급한 뒤, “몇 십년이 지나 다시 그의 딸인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을 하게 됐다”며 착잡한 심정을 밝혔다. 이 집회를 주최한 주승섭씨는 “추운 날씨에도 다같이 붙어앉아 2시간 넘게 함께 했다”며 “박근혜 퇴진과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이 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3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모였다. 집회에 참석한 정광필씨는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는 도시에서, 비까지 오는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건 그만금 한국의 상황이 비상식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래패 공연, ‘하야가’ 등 노래 함께 부르기, 구호제창, 자유발언 등 1시간 반 정도의 집회 뒤 참석자들은 한인타운 중심가를 돌며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전 세계 재외동포들의 집회 현황을 구글 맵에 표시하여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사이트도 만들어졌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이 작업을 함께하고 있는 린다 리는 “각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모여서 하는 행동을 SNS로 알려오면 전세계 전체 일정 포스터와 구글맵 (
goo.gl/F4fSrP)을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지난 2년 반 동안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같이 활동하던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어 정보공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UC버클리, UCLA, 스탠퍼드, 하버드, MIT 등 22개 해외대학 유학생들의 시국선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이철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