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왼쪽)와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가 미국 워싱턴에서 ‘평화의 소녀상’ 임시 제막식 내용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임시 제막식을 계기로 소녀상 영구 설치를 위한 노력이 본격화된다.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는 7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0일 워싱턴 내셔널 몰 야외공연장인 ‘내셔널 실번’ 시어터에서 평화의 소녀상 환영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소녀상은 한국에서 제작돼 지난달 미국에 도착했으며, ‘임시 제막식’을 통해 첫선을 보인다. 이날 공개될 소녀상은 가로 200㎝, 세로 160㎝, 높이 123㎝로, 서울 소공동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크기가 똑같다. 이재수 건립추진위 사무총장은 “워싱턴시 아시아태평양 주민국이 임시 제막행사를 내셔널 몰에서 열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줬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영구 설치 장소를 위해 교회, 성당, 대학 등과 접촉하고 있다”며 “소녀상이 하루빨리 영구적인 안식처를 찾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 협의에 속도를 붙이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는 “소녀상이 빨리 세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워싱턴은 미국 수도이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킨 미 의회가 있는 곳”이라며 “워싱턴이 평화와 인권의 목소리를 전하는 역사교육의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녀상은 임시 제막식 뒤 영구 설치 지역이 결정될 때까지 워싱턴 근교에 보관될 예정이다. 워싱턴에 소녀상이 영구 건립되면, 미국에선 캘리포니아주와 미시간주에 이어 3번째가 된다. 이밖에 캐나다 토론토,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중국 상하이 등에도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워싱턴/글·사진 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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