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국 백악관에서 숀 스파이서 대변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실에서 내부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기 위해 직원들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뒤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대변인실 직원 20여명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개인용·사무용 휴대전화에 남아있는 통화기록을 불시에 점검했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이 26일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직원들의 통화기록을 확인한 뒤 “만약 정보 유출자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있을 조사는 더욱 혹독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서는 또한 이 자리에서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는 ‘컨파이드’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파이드’는 암호화 기능을 활용해 사람들과 주고 받은 메시지를 외부인이 훔쳐보지 못하게 하는 기능을 갖춘 앱으로, 백악관 참모들은 보안을 위해 이 앱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백악관 직원들이 암호화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은 연방기록물관리법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지난 17일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홍보 전문가인 마이크 더브커를 백악관 신임 공보국장으로 지명하기로 한 사실이 언론에 먼저 보도되자, 대변인실 회의에 참석한 직원들 가운데 한 명이 이를 유출한 것으로 보고 이같은 조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서는 불시 점검을 끝낸 뒤 직원들에게 이 사실을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같은 사실은 곧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백악관 내부 정보가 언론에 반복적으로 유출되고, 정보 유출자로 백악관 직원들이 지목되면서 내부 분위기도 험악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연방수사국(FBI)에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 게이트’ 관련 보도에 대해 부인해줄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사실이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보도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연방수사국은 내부 정보 유출자조차 찾아낼 수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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