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죽은 뒤 혼자 남게 될 남편을 대신해 공개 구혼에 나서 화제가 됐던 미국의 여성 작가가 끝내 숨을 거뒀다.
13일(현지시각) 동화책 작가로 활동해온 에이미 크라우즈 로즌솔이 난소암 투병 끝에 51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고 <에이피>(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시카고 출신의 로즌솔은 ‘유니 더 유니콘’(Uni the Unicorn), ‘덕! 래빗!’(Duck! Rabbit!)등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포함해 30권 이상의 동화책을 쓰고, 지식강연 ‘테드’(TED)에도 참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로즌솔은 아들 저스틴(24)과 마일스(22), 딸 패리스(19) 등 세 자녀를 키우며 선행을 베푼 것으로도 회자됐다.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나무에 달러 지폐를 매달아 두거나, 현금자동인출기 위에 돈을 놓아두는 식이다. 로즌솔은 지난 2010년 <시카고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선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선행은 (세상에)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옳다고 여기는 일들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평소의 신념을 밝힌 바 있다.
2015년 9월 급작스럽게 난소암 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던 로즌솔은 세상을 떠나기 열흘 전인 지난 3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의 유명 칼럼 코너 ‘모던 러브’에 ‘제 남편과 결혼하실래요?’라는 글을 올려 화제를 낳았다. 로즌솔은 남편의 아내를 구하는 공개 구혼 글에서 급작스러운 투병 생활에 대한 괴로움과 이별의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꿈처럼 멋지고 결단력 있는 여행 동반자를 찾고 있다면, 제 남편 제이슨이 바로 당신의 사람”이라고 밝혔다. 로즌솔은 남편인 제이슨 브라이언 로즌솔을 두고 “세 아이에게 더없이 좋은 아빠이고, 작은 것들까지 잘 챙기는 자상한 남자”라고 소개했다. 시한부 아내의 대리 공개 구혼은 온라인에서만 조회수 50만건을 기록하며 누리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이날 로즌솔의 부고가 전해지자 누리꾼들의 추모와 애도가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에이미는 용기있고, 포용적이며 사랑으로 가득찬 사람이었다”며 “에이미가 바랐던 것처럼 남편이 또 다른 사랑을 찾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동료 작가인 존 그린은 “로즌솔은 탁월한 작가이자 너무나도 좋은 친구였다”는 트윗을 올리며 로즌솔의 죽음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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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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