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는 역시 ‘웰빙 대통령’이라는 게 숫자로 입증됐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1월20일 취임 이후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리조트에서 보낸 시간이 전체의 5분의 1에 달한다고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일정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는 마라라고리조트 및 리조트와 인접한 골프장에서 424.5시간을 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곳에서 보낸 시간은 1663.5시간이다. 리조트·골프장에서 재임 기간 중 20.3%, 다른 곳에서 79.7%의 시간을 보낸 것이다. 워싱턴에서 비행기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리조트·골프장에서 보낸 시간에는 여기로 오가는 데 소요된 21시간은 제외했다.
트럼프는 주말이면 마라라고리조트로 가는 경우가 많다. 열세 주 가운데 일곱 번의 주말을 리조트에서 보냈다. 최근 두 번의 주말은 목요일에 출발해 일요일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일요일인 16일에는 마라라고리조트에서 부활절을 맞아 달걀 굴리기 행사를 ‘사적’으로 한 데 이어 17일 백악관 잔디밭에서 ‘공식’ 부활절 행사를 했다. 트럼프가 ‘겨울 백악관’이라고 부르는 마라라고리조트는 1만㎡ 면적에 126개 객실을 갖춘 고급 휴양시설이다.
트럼프의 리조트행이 순전히 놀고 쉬는 목적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업무인지 유흥인지 헷갈리기는 하지만 2월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팜비치에서 골프를 쳤다. 이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마라라고리조트에서 만났다. 이때 정상회담 도중 미군이 시리아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는데, 트럼프는 시진핑을 보내고 ‘태연하게’ 골프를 즐겼다.
미국 언론들은 공무와 휴가가 뒤섞인 트럼프의 마라라고리조트행이 자신의 사업 홍보를 위해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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