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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의 카타르 비난은 사업 진출 못해서?

등록 2017-06-18 16:40수정 2017-06-18 19:52

사우디·UAE 등의 카타르 단교 조처에 트럼프 지지
사우디 등서 사업해 큰돈 번 반면 카타르는 진출 못해
<뉴욕 타임스> “공직과 금전적 이해관계 충돌 발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쿠바 관련 정책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쿠바 관련 정책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이 지난 5일 카타르와 외교 관계를 단절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카타르는 테러 후원자”라고 비난하며 사우디 등을 일방적으로 편들었다. 그의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는 “카타르가 역내 안보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거나 “사우디 등은 카타르 봉쇄를 완화해야 한다”는 미 국방부와 국무부의 의견과도 큰 차이가 났다. 카타르에는 미군 1만1천여명이 주둔하는 중동 최대의 미 공군기지가 있다.

트럼프가 사우디 등을 일방적으로 편들면서 그의 금전적 이해관계와 공직 사이의 새로운 ‘이해 충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트럼프가 사우디 및 아랍에미리트와는 오랫동안 거래하며 큰돈을 벌었으나, 카타르에는 여러 차례 진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사실이 그의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1995년 자신이 소유한 플라자 호텔을 사우디 왕자와 싱가포르 투자자가 참여한 회사에 3억2500만달러(3685억원)에 팔았고, 이 거래로 채무불이행 위기를 모면했다. 사우디 왕자는 4년 전 트럼프의 요트를 1800만달러(204억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2015년 8월 앨라배마주의 한 집회에서 “사우디인들은 내 아파트를 산다. 4000만달러, 5000만달러를 쓴다. 내가 그들을 싫어할 것으로 생각하나? 나는 그들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지난달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사우디는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운영하는 미국 인프라펀드에 2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블랙스톤의 설립자는 트럼프는 물론 그의 큰딸 이방카,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도 가까운 사이다.

트럼프는 아랍에미리트와는 2005년 국영 부동산 개발회사와 손잡고 두바이에 호텔을 지으면서 거래를 시작했다. 2013년에는 ‘두바이의 도널드’라고 불리는 부동산 개발업자 후사인 사즈와니와 손잡고 사즈와니의 회사가 개발하는 골프장 운영에 합의했다. 2014년에는 두번째 골프장 운영에 합의했다. 지난해 5월 트럼프의 재산내역을 보면, 이 골프장들은 개장도 하기 전에 트럼프한테 200만~1000만달러의 수익을 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대통령에 당선된 뒤 사즈와니는 더 많은 부동산 개발을 대가로 20억달러를 추가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사즈와니는 트럼프가 소유한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올해 신년맞이 파티에도 참석했다. 몇주 뒤 트럼프의 두 아들이 두바이의 골프장 개장식에 참석했으며, 지난달 16일 사즈와니는 트럼프의 아들과 저녁을 먹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는 카타르 진출을 여러차례 시도했으나 도하에 겨우 ‘서류상 회사’만 하나 차렸을 뿐이다. 그가 실제로 카타르 쪽과 거래한 것은 카타르항공사가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 타워의 사무실을 임대한 것이 유일하다. 카타르항공사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알자지라> 방송의 언론인 클레이튼 스위서는 최근 칼럼에서 “5년 또는 10년 전 사업가들이 뉴욕 부동산 재벌이자 리얼리티 쇼 진행자의 투자 제안을 거절한 일 때문에 그들이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라고 썼다.

<뉴욕 타임스>는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도 개인적인 사업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대통령은 트럼프가 40년만의 처음이라며, 전세계에 사업체를 갖고 있는 그의 공적인 조처가 그의 사업적 이해관계와 딱 들어맞을 때 그 동기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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