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엔엔 “대통령이 기자에 대한 폭력 조장” 성명
공화당서도 “언론 불신을 무기화 한다” 비판
공화당서도 “언론 불신을 무기화 한다”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엔엔>(CNN) 방송을 프로레슬러처럼 때려눕히는 패러디 영상을 트위터 계정에 올려 ‘언론인에 대한 폭력 조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개인 트위터 계정에 ‘#FraudNewsCNN’, ‘#FNN’(시엔엔은 가짜 뉴스)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28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프로레슬링 경기장 바깥에서 양복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엔엔> 로고가 얼굴에 합성된 남성을 때려눕힌 뒤 팔꿈치 등으로 가격하는 장면이 3차례 반복되는 영상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연관 동영상을 보면, 원본은 2007년 트럼프가 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쇼에 나왔을 때 관중 8만여명 앞에서 빈스 맥마흔 WWE 회장을 때려눕혔던 영상임을 알 수 있다. 다만 합성 영상을 만든 이가 누구인 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 트윗을 올린 지 몇시간 만에 트위터에 “부정직한 언론은 우리가 위대한 미국인들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올리기도 했다.
<시엔엔>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도, 이어 형태로도 폭력을 조장하거나 부추긴 적이 없다”는 사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의 29일 발언을 상기시키며 “오늘은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국외순방(G20 정상회의)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회담, 북핵 위협 문제 및 헬스케어 법안 처리 등을 준비하는 대신 대통령직의 무게와는 동떨어진 어린애 같은 짓을 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미 언론계는 물론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언론 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RCFP) 브루스 브라운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기자들에 대한 물리적 폭력 위협”이라며 “누구도 그들의 일을 하는 것으로 인해 물리적인 해를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벤 세스 상원의원(공화당·내브레스카)은 <시엔엔> 인터뷰에서 “형편없는 보도에 대해 시민이 논쟁하고 불평할 권리와 불신을 무기화하려는 것 사이에는 분명하고 중요한 구분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불신을 무기화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