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및 측근들이 지난해 대선 때 러시아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변호사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타임스>는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트 선거운동본부장 등이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지 2주 뒤인 지난해 6월9일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정부 쪽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와 회동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주니어가 이런 종류의 회동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회동에 참석한 베젤니츠카야 변호사는 러시아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법인 ‘마그니츠키법’에 대한 강력한 반대자로 유명하다. 2012년 통과된 이 법안에는 러시아 정부 고위직 부패를 폭로한 뒤 2009년 러시아 옥중에서 폭행을 당해 사망한 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사건 관련자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러시아는 이 법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전직 고위 사법 당국자를 인용해 “베젤니츠카야의 활동은 이전에 연방수사국(FBI)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해당 모임에 대해 시인하며 “우리는 러시아 아동 입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선거와 관련된 이슈는 논의하지 않았다. 나는 모임에 참석하기를 요청 받았지만 참석할 사람의 이름을 사전에 듣지는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