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쪽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면서 ‘러시아 게이트’의 파장이 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이메일을 왜 공개했을까?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6월 만난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 이 만남을 주선한 에민 아갈라로프의 홍보담당자인 롭 골드스톤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현지시각 11일 오전 11시 트위터에 공개했다. 베셀니츠카야는 러시아 정부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어, 이 만남이 트럼프와 러시아 연관설의 새 핵심 고리로 부상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메일 공개 이유를 “완벽하게 투명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뉴욕 타임스>가 이미 이메일을 확보한 상태여서 트럼프 주니어가 어쩔 수 없이 이메일을 공개했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사건을 취재 중인 <뉴욕 타임스>의 애덤 골드만 기자를 인용해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주니어가 이메일을 공개하기 한 시간 전인 오전 10시에 이미 트럼프 주니어 쪽에 해당 이메일을 기반으로 한 기사를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골드만 기자는 “당시 트럼프 주니어 쪽은 ‘성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 뒤에 트럼프 주니어가 이메일 목록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밝혔다.
골드만 기자는 트럼프 주니어가 밝힌 “투명성” 주장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왜 그 이메일이 공개됐는지 안다. 만일 우리가 이 사안을 추적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이메일 공개는 자신이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이날 아침 트럼프 주니어와 접촉해 위키리크스를 통해 이메일을 공개하라고 설득했는데 두 시간 만에 공개가 이뤄졌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어산지는 공개를 설득한 이유는 “그의 적이 그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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