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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총기난사, 1000개 단서에도 범행동기 ‘오리무중’

등록 2017-10-08 16:45수정 2017-10-08 20:27

1년간 총기 33정 구매…호텔방서 탄도 계산 메모
‘계획범죄’ 단서 계속 나오지만 범행동기 못 밝혀

NYT “패덕, 임차인 불편 귀기울이는 ‘좋은 임대인’”
남동생 “형, 가족 중 가장 폭력성향 없어” 증언도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남쪽에 세워진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희생자 추모비에 한 여성이 꽃을 놓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 연합뉴스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남쪽에 세워진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희생자 추모비에 한 여성이 꽃을 놓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 연합뉴스
“1000여개의 단서를 찾았지만, 스티븐 패덕(64)의 범행 동기에 대한 신뢰할만한 정보는 발견하지 못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난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인 클라크카운티 경찰국 케빈 맥머힐 부국장은 사건 발생 5일이 지난 6일에도 범행 동기에 대해 아무 것도 밝혀내지 못하자 거의 사과하다시피 이를 발표했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지난 1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노천음악회 관중에게 패덕이 가한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58명이 숨지고 500명 이상이 다쳤다. 패덕은 범행 직후 자살했다.

범행이 계획적이었다는 단서는 점점 쌓이고 있다. <시엔엔>은 패덕이 범행을 저지른 맨덜레이 베이 호텔방에서 음악회장에 몰린 관중들과 총을 쏜 32층 창문 사이의 거리 및 탄도를 계산한 자필 메모가 발견됐다고 8일 보도했다.

패덕은 총 47정의 총기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고 그가 총기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은 1982년부터다. 하지만 그가 꾸준히 보유량을 늘린 것은 아니다. <시엔엔> 보도를 보면 전체 47정 가운데 33정은 지난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불과 1년 사이에 사들였다. 그는 캘리포니아, 유타, 네바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남서부 여러 주를 돌며 총기를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총기를 산지 30일 이내, 뉴욕시에서는 90일 이내에는 재구매를 막는 등 미국 일부 주에서는 총기 재구입 기한에 제한을 두고 있다. 하지만 패덕이 살던 네바다주에서는 재구입 기간 제한 규정이 없고 총기 구매 때 허가가 필요하지 않으며 구매한 총기를 등록할 필요도 없다.

수사당국은 패덕의 컴퓨터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범행동기를 파악하지 못해 범행 동기가 영구미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가족조차 짐작도 못하고 있다. 당국이 ‘사이코패스’로 명명한 아버지가 은행 강도로 수감돼 있던 어린 시절 어머니, 세 남동생과 함께 살았던 패덕에 대해 그의 동생 패트릭은 <뉴욕타임스>에 “가족 중 가장 지루했고 가장 폭력성이 적었다”고 회고했다. 다른 동생 에릭 또한 영문을 모르겠다며 “(패덕의) 부검 때 머리에서 종양이라도 발견됐으면 좋겠다”며 절망적인 심정을 드러냈다.

주변 탐문은 패덕을 더 알 수 없는 인물로 만든다. 부동산 사업으로 돈을 번 패덕은 ‘마음씨 좋은 임대인’이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패덕이 임대료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했으며 임차인이 불만을 제기하면 즉각 답변해줬다고 보도했다.

도박장 부근에서 몇 달이나 숙박하는 바람에, 주소지의 이웃들이 1년 넘게 얼굴을 못봤다고 증언할 만큼 도박에 빠져 있었으니 혹시 돈 때문일까? 이 역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패덕의 도박 경력에 대해 잘 아는 인사를 인용해 패덕이 10만달러(약 1억1465만원)를 빌릴 수 있는 신용이 있었지만, 이 액수를 다 채워 빌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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