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아내 이바나 트럼프(왼쪽)와 세 번째 결혼 상대이자 현재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부인 이바나 트럼프(68)가 방송에 출연해 “내가 퍼스트레이디”라고 말한 데 대해 현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47)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바나는 9일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다음날 발매될 자신의 회고록 ‘트럼프 키우기’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여전한 친분을 과시하며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이바나는 방송에서 “나는 백악관 직통번호를 갖고 있지만 그쪽으로 전화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멜라니아가 거기 있고 어떤 종류의 질투도 유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기본적으로 트럼프의 첫 번째 부인이니까. 내가 퍼스트레이디다, 그렇지?”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14일에 한 번 정도 연락한다고도 했다. 이바나는 “멜라니아에게 워싱턴에 있는 것은 끔찍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트럼프가 내게 지위를 원한다면 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자유를 원한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9일 <에이비시>(abc) 방송과 인터뷰 중인 이바나 트럼프. 방송 화면 갈무리.
1977년 트럼프와 결혼하고 92년 이혼한 이바나는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이방카의 생모다. 두 사람의 결혼은 이후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결혼 상대가 된 말라 메이플스와 트럼프의 불륜 관계로 파탄났다. 이바나는 트럼프는 용서했지만 메이플스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05년 트럼프와 결혼한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세 번째 결혼 상대이며 막내아들 배런을 낳았다.
멜라니아의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샴은 즉각 성명을 내 반발했다. 그는 성명에서 “멜라니아 트럼프는 백악관을 대통령과 배런을 위한 집으로 만들고 있다. 멜라니아는 워싱턴에 사는 것을 사랑하며,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명예롭게 여기고 있다”며 “멜라니아는 그의 직책과 역할을 책을 파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이바나의 책이 발매되는 10일 멜라니아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중독으로 고통받는 유아들을 방문할 예정인 것을 염두에 둔 지적으로 보인다. 그리샴 대변인은 이바나의 발언을 “관심을 받기 위한, 스스로 만든 소음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시엔엔>(CNN) 방송은 이 성명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나 비난에 거리를 두고 휘말리지 않았던 멜라니아의 뜻밖의 일탈”이라고 보도했다.
멜라니아는 지난 8월 텍사스주 허리케인 재해 현장을 방문할 때 백악관에서 하이힐을 신고 출발해 빈축을 사는 등 아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지만, 인기는 순조롭게 높아지고 있다. <시엔엔>이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트럼프 일가 중 멜라니아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았다. 그는 일가 중 유일하게 호감 응답자 비율이 비호감 비율을 넘어섰다. 응답자 중 44%가 멜라니아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35%만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2월 조사에서는 멜라니아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응답이 24%, 비호감이라는 응답이 31%였다. 반면 9월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41%가 호감을 가졌다고 했고, 57%가 응답자가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방카는 호감이라는 응답과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41%로 같았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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