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출신 모델 겸 배우 나타샤 말드(43)도 성폭력의 대명사가 된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5)한테 성폭행당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말드가 밝힌 내용은 지금까지 수십명이 주장한 피해 사례들 중에서도 구체적이고 심각한 수준이다.
<비비시>(BBC)는 말드가 미국 뉴욕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와인스틴이 2008년 런던에서 개최된 영국 아카데미상 행사 직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밝혔다고 26일 보도했다. 말드는 당시 폐막 파티에서 와인스틴을 만났다고 했다. 와인스틴한테 호텔 이름을 알려줬는데, 돌아와서 자고 있을 때 누군가 여러 번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깼다고 했다. 와인스틴은 “나타샤 말드, 문 열어. 나 와인스틴이야”라고 외쳤다고 한다.
문을 열어주자 들어온 와인스틴은 성관계를 하면 곧 제작에 들어갈 영화의 배역을 주겠다는 암시를 했다고 한다. 이어 자위행위를 하다가 자신을 밀어붙인 뒤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말드는 주장했다. 그는 “나는 마치 죽은 사람 같았다. 그 일이 끝난 뒤 엄청난 역겨움을 느끼며 누워있었다”고 말했다.
말드는 이튿날 대본을 받고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와인스틴이 제작하고 대니얼 데이 루이스와 니콜 키드먼 등이 출연한 2009년 개봉 영화 <나인>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 짐작했단다.
하지만 와인스틴이 또 다른 요구를 해왔다고 했다. 말드는 와인스틴한테서 다른 사람도 있는 자리라면서 호텔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도착해 보니 다른 여성이 있었으며, 와인스틴은 셋이 함께 성관계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말드는 그렇게까지 하면서 배역을 딸 생각은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러자 “은혜도 모르는 X”이라는 욕설이 돌아왔다고 했다. 말디는 “할리우드의 다른 유력자한테서 성폭력을 당한 적도 있지만 와인스틴이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