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관련 인물을 처음으로 기소했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시엔엔>은 연방 대배심이 특검의 요청을 받아들여 기소 결정을 내렸으나 누가, 어떤 혐의로 기소됐는지는 비공개 대상이어서 확인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또 기소 대상자는 이르면 30일 구금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뮬러 특검은 그동안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도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해왔다.
비록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이번 기소는 특검의 수사 대상을 감안하면 상당한 중요성을 띤 것으로 보인다. 중대한 범법 혐의가 드러났다는 것이고, 수사 진척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한테 칼날이 향할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이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쿠슈너 선임고문과 트럼프 주니어, 매너포트가 지난해 6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난 러시아 변호사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흠집낼 수 있는 정보를 사전에 유리 차이카 러시아 검찰총장과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가 미국 소재 러시아 기업들의 자문을 해주면서 파악한 힐러리 후원자들의 탈세 정보를 트럼프 후보 및 러시아 정부 쪽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런 정보는 트럼프타워 회동 2개월 전 러시아 검찰 당국자가 미국 공화당 의원에게 전한 것과 비슷한 내용으로, 크렘린이 미국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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