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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케빈 스페이시 ‘커밍아웃’에 성소수자들이 분노한 이유

등록 2017-10-31 15:08수정 2017-10-31 20:36

1986년 당시 14살 남배우 성추행 혐의 폭로 뒤
사과 트위터에 느닷없이 “이제 게이로 살겠다”
“파렴치한 행동 모면하려는 꼼수” 비판 받아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내년 시즌 6으로 종료

1986년 14살이었던 동료 남자배우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다가 29일 스스로 게이라고 커밍아웃해 성추행을 커밍아웃으로 덮으려 한다는 역풍을 맞고 있는 케빈 스페이시가 지난 2월2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4 시사회장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AFP 연합뉴스
1986년 14살이었던 동료 남자배우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다가 29일 스스로 게이라고 커밍아웃해 성추행을 커밍아웃으로 덮으려 한다는 역풍을 맞고 있는 케빈 스페이시가 지난 2월2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4 시사회장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AFP 연합뉴스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공개한 배우들이 큰 격려를 받는 할리우드에서 케빈 스페이시(58)의 ‘커밍 아웃’이 유독 분노를 사고 있다. 최근 폭로된 미성년자 남배우 성추행 의혹을 모면해보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그가 출연하는 인기 텔레비전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도 내년 시즌6을 끝으로 종영하기로 했다.

영화배우 앤서니 랩은 14살 소년이었던 1986년 스페이시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지난 29일 폭로했다. 스페이시는 트위터에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가 설명한 그런 짓을 했다면 술에 취해 심각하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 것이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과 글의 마침표를 찍기가 무섭게 스페이시는 수년간 할리우드를 떠돌던 자신의 성정체성과 관련한 소문을 느닷없이 인정했다. 그는 “이번 이야기가 내 삶의 다른 것들에 대해 밝힐 수 있는 용기를 줬다”며 “나는 남성과 여성 모두와 관계를 가져왔다. 남성과 로맨틱한 만남을 가진 적이 있고, 이제 난 게이로 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시의 커밍아웃은 범죄 행위를 술과 성정체성으로 덮으려는 부적절한 태도라는 역풍을 맞았다. <게이 타임스>의 조시 리버스 편집장은 “알려진 행위는 성정체성과 무관하게 나쁜 짓”이라며 “케빈 스페이시가 성정체성 공개 시점을 잘못 골랐다”고 꼬집었다. <스타트랙> 시리즈 배우 재커리 퀸토 역시 “이런 방법으로 커밍아웃을 하기로 한 것은 정말 슬프고 걱정스럽다”며 “수많은 상과 존경을 받은 경력으로 전 세계의 고민하는 성소수자 청소년들에게 영감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이저지른 파렴치한 행동을 모면하려는 계산된 꼼수”라고 비판했다.

특히 부적절한 시점에 나온 스페이시의 커밍아웃이 자칫 동성애와 아동성애를 연관짓는 부당한 편견을 깨려고 애써온 성소수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분노와 우려가 크다. <배너티 페어>의 영화비평가 리처드 로슨은 트위터에 “(스페이시의 해명은) 게이 커뮤니티에 대한 백만 개의 오래된 비판과 음모론을 드러내고 있다”며 “당신이 감히 어떻게 우리 모두를 그 안에 연루시킬 수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도 스페이시 사태 와중에 종영하기로 했다. 이 사건이 종영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제작사 넷플릭스와 투자사 미디어 라이츠 캐피털은 내년 시즌6을 끝으로 이 시리즈를 종료한다고 30일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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