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총기난사 사건으로 최소 26명이 숨진 텍사스주 윌슨 카운티에 있는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제1침례교회에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놓고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텍사스/ A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의 작은 마을 교회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마을 주민 360여명 가운데 최소 2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달 1일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이후 불과 한달 만에 또다시 대형 총기참사이며,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 등 현지 언론은 5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각)께 텍사스주 윌슨 카운티에 있는 작은 마을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제1침례교회 예배에 괴한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고, 이 교회 프랭크 포머로이 목사의 14살 딸 애너벨 등 최소 26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23명은 교회 안에서 변을 당했고, 2명은 교회건물 밖에서 숨졌으며,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을 거뒀다. 사망자 가운데는 어린이와 임신부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부상자 20여명 가운데 중상자가 포함돼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용의자는 26살 남성 데빈 피(P) 켈리로 알려졌으나, 범행동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용의자는 사건발생 직후 주민과 교전을 벌였고, 인근 과달루페 카운티로 도주하다가 차 안에서 치명적인 총상을 입고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총격범이 주민 총에 맞아 숨졌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과달루페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사건 발생 당시 목사 부부는 다른 주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이 교회 주일예배에는 보통 50명 정도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이 사건현장을 감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정황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목격자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과 방탄조끼를 입은 완전 무장 상태의 괴한이 총을 쐈다고 증언하고 있다. 용의자는 교회 건물 밖에서부터 총을 쏘기 시작해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서 계속 총을 쏜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주유소 직원은 “예배가 진행 중일 때 20여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 목격자는 “여러차례 총탄을 재장전하면서 총을 쐈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인 텍사스주 역사연합 자료를 보면, 참극이 발생한 서덜랜드 스프링스는 2000년 인구조사에서 인구가 362명 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이번 사건으로 마을주민 약 7%가 숨진 셈이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말 그대로 “모두가 알고 지내는” 작은 마을이 이번 사건으로 초토화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희생자 가족 100여명은 교회 옆 커뮤니티 빌딩에 모여 경찰 수사 속보를 기다리고 있다. 데이비드 플로어스(26)는 “내 아버지가 총을 든 남자가 교회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걸 봤고, 총성이 울린 뒤 사람들이 뛰어나오는 걸 봤다”며 “사람들이 피로 물들고 비명을 질렀다”고 전했다.
아시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텍사스 서덜랜드 스프링스 사상자와 주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길. 연방수사국과 수사당국이 현장에 출동했다. 일본에서 상황을 모티터링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