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그의 보디가드로 일했던 키스 실러(왼쪽). 방송 갈무리
지난 1월 불거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스크바 음란 파티’ 소문과 관련해 그의 경호원을 지낸 인물이 “러시아 쪽이 여자를 보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원 출신인 키스 실러가 7일 하원 정보위 비공개 증언에서 트럼프의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 체류와 ‘음란 파티’ 소문에 대해 집중 질의를 받았다고 9일 보도했다. 실러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미스 유니버스 대회와 관련한 모임 뒤 한 러시아 인사가 “여자 5명을 트럼프의 호텔방으로 보내겠다고 제안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러는 이를 농담으로 여기고 “우리는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2002년부터 트럼프의 경호를 맡은 실러는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뒤 백악관 집무실 운영국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9월 그만뒀다.
실러는 그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호텔방으로 돌아오면서 러시아 쪽의 제안을 전했고, 두 사람은 이를 웃어넘겼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에 도착한 뒤 실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 앞을 잠시 지키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실러는 이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러는 여성을 보내겠다고 제안한 러시아인을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시엔엔>은 에민 아갈라로프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부동산 거물 아라스 아갈라로프의 아들인 그는 트럼프와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계기로 인연을 맺었고,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정황으로 의심받는 지난해 6월 ‘트럼프타워 회동’에 핵심 역할을 한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스크바 호텔에서 성매매 여성들과 음란 파티를 했다는 소문은 지난 1월 영국 정보기관 출신 인사가 작성했다는 미확인 보고서가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한편, <시엔엔>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정책고문을 조사했다고 9일 보도했다. 특검팀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해임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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