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만연한 성폭력 문제로 미국 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가운데, 교수 400여명이 ‘학생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특정 대학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하는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안팎의 교수 400여명이 뉴욕주에 있는 로체스터대에 학생들을 진학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22일 보도했다. 로체스터대는 연구로 유명한 명문대인데, 교수들은 제자들이 이 대학의 석·박사 과정에 취학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성명에서 “양심상, 우리 제자들이 로체스터대에서 교육 기회를 갖거나 이 대학에 취업하는 것을 독려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수들이 여러 이유로 특정 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만류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특정 대학을 보이콧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전례가 없다. 이는 지난 9월 이 대학 인지과학 교수인 플로리언 재거를 두고 8명이 제기한 성폭력 주장 때문이다. 재거의 밑에 있는 한 연구원은 그가 노골적인 성적 메시지를 보내고, 자신의 아파트에서 방을 빌려 살게 하고, 몸매를 조롱하는 발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로체스터대는 이런 주장에 대해 지난 2년간 조사를 진행했으나, 그 와중에도 재거를 승진시켰다. 대학 쪽은 재거가 석사 과정 학생 한 명 및 입학 희망자 한 명과 성관계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가 대학의 성폭력에 관한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피해를 주장한 심리학자 한 명은 항의의 뜻으로 사임했다.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한 학생도 있다.
하지만 조엘 셀리그먼 총장은 문제가 불거졌을 때 “(성폭력) 주장들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재거를 승진시킨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로체스터대는 거센 비난에 재조사에 착수했다.
재거는 의혹에 관한 기사가 나온 지난 9월 휴직에 들어갔다. 학생들에게는 “정서적 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