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금 마련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감세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됐다. 외신은 최근 러시아 게이트 수사로 신뢰에 타격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커다란 정치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 상원이 수차례 수정을 거치는 진통 끝에 2일 새벽 감세안을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52명, 민주당 48명으로 이뤄진 상원에서 감세안은 찬성 51명 대 반대 49명으로 통과됐다. 공화당의 밥 코커 의원이 “미래 세대에 더 큰 빚 부담을 안기는 법안에 찬성할 수 없다”며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35%에서 20%로 대폭 깎는 것을 골자로 한다. 소득세 최고세율도 39.6%에서 38.5%로 낮아진다. 이 개편안이 실행될 경우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약 1630조원)의 세금이 덜 걷히게 된다. 공화당은 감세가 기업의 투자와 고용 의욕을 고취해 경제 성장을 통해 세수 부족분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시엔엔>(CNN) 방송은 지난달 30일 합동조세위원회(JCT) 조사 결과 이 개편안의 영향으로 향후 10년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종전 전망치에 비해 평균 0.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나타나, 보수주의자들의 낙관적 전망치(3~5% 증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조세위원회는 경제성장 효과를 고려해도 이 개편안으로 재정적자가 1조달러(1087조원)가량 발생하게 된다고 봤다.
상원에서 의결된 감세안은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안과 조정을 거쳐야 하지만 골자는 동일한 만큼 <뉴욕 타임스>는 공화당이 이달 말까지 조정이 완료될 것을 자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기자들에게 “(법인세율이) 22%가 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대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20%가 아니라 22%가 된다면 이는 공화당에 다른 세금 감면을 위한 여유분을 확보해줘 최종 조정을 위한 진통을 완화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0%에서 22%로 2%포인트 올리면 2000억달러(217조원)가 추가로 확보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2일 (세제개편안) 의결은 정치적 문제에 휘말려 있는 트럼프의 눈부신 승리”라고 평가했다. 감세안 통과에 고무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뉴욕에서 열린 기금 마련 행사에서 “(2020년 대선에서) 우리에게 대적할 자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개편안이 부유층을 위한 법안이며, 수기로 수정되기까지 하는 등 수정이 거듭돼 최종안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고 성토했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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