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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체조 스타 “체조협회가 대표팀 주치의 성폭력 침묵 강요”

등록 2017-12-21 11:44수정 2018-01-18 15:35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맥카일라 마로니, 미국 체조협회 등 고소
미국 체조계를 뒤집어 놓은 성범죄 스캔들이 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54)의 징역 정도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체조 선수 맥카일라 마로니(21)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체조협회 등이 전 미국 체조팀 팀 닥터 래리 나사르의 성적 학대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돈을 주는 합의를 종용했다며 미국 체조협회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2012년 11월 15일 미국 올림픽 체조팀의 백악관 방문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한 체조 금메달리스트 맥카일라 마로니. 사진 백악관 플리커 갈무리.
2012년 11월 15일 미국 올림픽 체조팀의 백악관 방문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한 체조 금메달리스트 맥카일라 마로니. 사진 백악관 플리커 갈무리.

워싱턴포스트〉의 설명을 보면, 마로니 쪽이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미국 체조협회를 비롯해 미국 올림픽위원회와 미시간 주가 피고인으로 이름이 올라와 있다. 마로니는 고소장에서 “체조협회가 나사르의 성적 학대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돈을 대가로 내게 침묵을 약속하는 비밀유지 합의서에 서명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서명을 종용한 시점은 130여명의 여성 체조 선수들이 나사르의 성폭력 행위를 폭로하고 나섰던 2016년 12월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체조협회가 당시 마로니에게 125만 달러(한화 약 13억5000만원)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마로니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는 매우 단순한 사실이다. 미시간 주립대학교, 미국 체조협회, 미국 올림픽위원회가 래리 나사르의 품행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난 그를 만나지도, 그에게 ‘치료’를 받지도, 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르의 성폭력 및 성추행은 2016년 9월 두 명의 여성 체조 선수들의 고발로 처음 알려졌다. 이후 그해 12월까지 약 130여명의 전현직 여성 체조선수들이 폭로에 동참한 바 있다. 미국 체조협회의 비밀유지 합의서 서명 종용은 폭로가 한창일 때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마로니는 지난 10월 뒤늦게 폭로 물결에 동참했다. 마로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침묵이 잘못된 사람들에게 너무 오랫동안 권력을 쥐여주고 있다”며 이미 구속 수사 중이었던 래리 나사르의 성추행 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마로니는 미국 국가대표팀의 훈련 캠프에 합류했던 13살 때부터 나사르의 성추행이 시작됐다면서 “나사르가 지난 30년간 환자들에게 해온 의학적 치료라고 설명했다. 언제 어디서든 그는 기회를 잡았고 나를 ‘치료’했다”고 썼다. 특히 그는 “15살에 최악의 사건이 일어났다”며 “비행기를 타기 전에 나사르가 나에게 수면제를 줬고, 일어나 보니 그의 호텔 방 침대였다. 나는 ‘치료’받고 있었다. 그날 밤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묘사한 바 있다.

마로니의 변호인은 마로니가 폭로에 동참하면서 미국 체조협회 등이 비밀 유지 합의를 어긴 데 대한 ‘합의금 반환’을 요구할 상황에 대비해 이런 고소에 나섰다고 밝혔다. 마로니의 변호인은 〈워싱턴포스트〉에 “그녀는 더는 비밀을 지킬 수 없었다”며 “합의서에 서명할 당시 그녀는 이 사건이 얼마나 광범위한 위법행위인지 몰랐다”고 밝혔다.

미국 올림픽 체조대표팀 주치의인 래리 나사르가 22일 미국 미시간주 랜싱의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며 울먹이고 있다. 랜싱/AP 연합뉴스
미국 올림픽 체조대표팀 주치의인 래리 나사르가 22일 미국 미시간주 랜싱의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며 울먹이고 있다. 랜싱/AP 연합뉴스
앞서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나사르는 지난 11월 법정에서 성폭행 등 7가지 죄목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관련 기사 : 선수 130명 성추행·폭행 미국 체조대표 팀닥터 유죄인정) 미국 언론은 이 혐의로 최소 25년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미 연방지방법원은 이달 7일 아동 포르노 소지 혐의로 나사르에게 60년형을 선고했다.

박세회 기자 sehoi.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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