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한 이방카 트럼프. 사진 폭스뉴스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이자 ‘무급 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가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의 세제 개혁에 대해 설명하다가 실수를 해 미국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방카는 21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의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해 부친 도널드 트럼프가 추진한 세제 개혁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람들이 이 세제 개혁 법안의 간소해진 절차와 세금(소득세) 감경 효과를 알게 될 때쯤인 내년 4월에 홍보차 순방 다니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엽서 한 장에 세금 신고를 끝낼 것이며 세금 감경의 효과도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추진한 1조5000억 달라(1623조원) 규모의 감세 법안이 지난 20일 미국 하원에서 가결됐다. 이방카는 이 법안의 효과를 선전하는 순방이 기다려진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곧 언론의 ‘팩트체크’ 앞에 이방카 발언의 오류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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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엔엔머니〉(CNN Money) 등은 이방카의 이 발언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전했다. 첫 번째 오류는 변경된 세금 법안이 적용되는 시기다. 현재 하원을 통과한 트럼프의 세제 개혁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2017년의 소득세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2017년도 세금은 2017년 12월 31일까지의 소득 및 지출이 대상이다. 이방카가 내년 4월에 순방을 해도, 변경된 법안에 따른 세금 효과를 누린 사람들을 만날 순 없는 셈이다. <
워싱턴포스트> 역시 역시 세금 신고는 내년 4월에 하지만, 신고 대상 소득 및 지출은 2017년 12월분까지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오류는 세금을 내는 방법이다. 이방카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엽서 한 장에 세금 신고를 끝낼 것”이라고 말한 일은 이뤄질 가능성이 적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쪽은 세제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는 동안 계속해서 ‘엽서 크기의 양식’에 신고 서류를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하원의장인 공화당의 폴 라이언 역시 지난 20일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되자마자 “우리가 절차를 간소하게 만들어서 10명 가운데 9명의 납세자가 엽서만 한 서류에 신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폴리티팩트’ 등의 매체는 “이미 한 장짜리 신고 서류가 있다”며 세금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간소화한다고 해도 지금의 서류와 비슷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슷한 서류가 엽서 크기로 줄어들게 되면 글씨만 작아지는 격이다. 이 때문에 <
뉴스위크>는 “미국인들이 엽서에 세금을 신고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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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는 이방카의 이번 발언을 전하며 “이방카는 족벌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며 계급 특혜의 예시이자 공화당의 ‘모르쇠주의’(know-nothingism)의 완벽한 대표”라며 “다시 한 번 이방카가 자신의 멍청함을 자랑했다”고 전했다. <
뉴스위크> 역시 “이방카는 새로운 세제 법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방카가 백악관에서 ‘대통령 특별 고문’이라는 직함을 만들어 달고 공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있어 왔다. 지난 2월에는 백악관 선임 고문인 켈리앤 콘웨이가 ‘폭스 앤 프렌즈’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매우 성공적인 여성 기업가다. 가서 이방카의 물건을 사라는 말을 여러분께 하고 싶다”며 이방카의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홍보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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