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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과테말라,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따르기로

등록 2017-12-25 11:35수정 2017-12-25 21:45

모랄레스 대통령 “우리는 친이스라엘 국가”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필요한 조처 지시”
미국 원조 의존, 부패 수사도 영향 줬다는 분석
예루살렘.
예루살렘.
중미의 과테말라가 미국을 따라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를 결정한 과테말라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처지가 상당히 비슷하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지미 모랄레스 과테말라 대통령이 24일 페이스북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며, “과테말라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게 가장 중요한 주제였다”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이스라엘은 과테말라의 동맹이었다며, “외교부에 필요한 조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협상 당사자들의 합의가 있기 전까지는 예루살렘의 지위를 변동할 수 없다는 유엔총회의 결의가 나온 지 사흘 만에 이런 조처를 발표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이 도시로 옮기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반대한 유엔 결의에는 128개국이 찬성하고 9개국이 반대했으며, 35개국이 기권하고 21개국이 불참했다. 이 결의 직전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라며 결의 찬성국들 이름을 적겠다고 경고해 논란이 일었다.

지미 모랄레스 과테말라 대통령.
지미 모랄레스 과테말라 대통령.
과테말라는 결의에 반대한 9개국 중 하나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등 미국의 ‘뒷마당’에 있는 중미 국가들과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팔라우, 토고 등 역시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는 태평양 도서국들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과테말라의 역사적인 친이스라엘적 태도”나 “기독교적 사고방식” 등을 결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웃 나라인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와 함께 미국의 원조를 받는 처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결의에 찬성하는 나라에는 원조를 끊을 수 있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국내정치적 상황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거친 입담을 과시한 유명 코미디언 출신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다른 정치적 경력이 없이 텔레비전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인물이다. 2015년 취임한 그는 형과 측근 등의 부패 문제로 자리가 불안한 상태다. 유엔과 미국이 후원하는 조사위원회는 모랄레스 대통령 측근들의 부패 문제를 조사하면서 그의 선거자금을 둘러싼 의혹도 캐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8월에 조사위원장을 해임하려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미수에 그친 바 있다. 비주류였으나 텔레비전을 이용한 ‘독설 정치’로 유명세를 얻고, 당선 뒤에는 러시아 게이트로 특별검사의 타깃이 된 트럼프 대통령과 닮은 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이스라엘 수도’ 선언에도 극우 지지층을 묶어세우고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체코와 루마니아도 이스라엘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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