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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연수익 135억원 미 유튜브 스타, ‘주검 영상’ 게재 파문

등록 2018-01-03 11:37수정 2018-01-03 21:15

로건 폴, 일본 ‘자살숲’ 여행중 주검 발견한 뒤 촬영해 유튜브에 올려
“폴은 쓰레기” 비난 봇물…트위터·유튜브로 사과했지만 논란 지속
동생도 유튜버…“SNS 경쟁·윤리 상대주의가 낳은 혐오스런 형제”
일본 여행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검의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려 큰 비판을 받고 있는 미국 유튜브 스타 로건 폴이 2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사과하고 있는 모습. 사진: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일본 여행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검의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려 큰 비판을 받고 있는 미국 유튜브 스타 로건 폴이 2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사과하고 있는 모습. 사진: 유튜브 영상 갈무리
미국의 유튜브 스타 로건 폴(22)이 자살로 추정되는 남성의 주검 동영상을 올렸다가 파문에 휩싸였다. 소셜미디어 스타들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윤리적인 규제마저 작동하지 않아 빚어진 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폴은 지난 연말 친구들과 함께 일본 후지산 아오키가하라 숲을 방문했다. ‘자살 숲’으로도 불리는 이 곳에서, 폴은 나무에 목을 맨 주검을 발견했다. 폴은 이 남성의 영상을 촬영했다.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 했으나, 죽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명백해 보였다.

지난 31일 올린 영상에서 그는 쇼의 한 장면을 연출하듯 시작을 알렸다. “이것은 클릭 미끼가 아니다. 내가 지금껏 이 채널에 올린 것 중에 가장 리얼한 브이로그(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다. 이제, 이 말과 함께, 망할 놈의 안전벨트 매시고, 왜냐하면 이런 영상을 두번 다시 다시 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검을 관찰하고 묘사하며 때로 클로즈업 하기도 했으며, 죽음 시점까지 예측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무리 중 한명이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하자 폴이 ‘죽은 사람 옆에 서본 적이 없어서 그러느냐’며 웃었다”고 전했다. 폴은 “자살은 농담이 아니다. 우울증과 마음의 병은 농담이 아니다”라며 영상을 게재한 취지를 강조했다. 이미 1500만 팔로워 중 600만명 이상이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였다.

폴은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재앙적인 후폭풍이 들이닥쳤다. 이날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로건 폴’을 비난하는 게 트렌드처럼 확산됐다. <포브스>는 “유명인사들도 마침내 한 가지에 동의했다…로건 폴은 쓰레기”라고 현상을 전했다. 폴은 1일 트위터에 “자살과 자살방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려고 비디오를 올렸는데 잘못 해석됐다”고 사과했다. 비난이 더 거세지자 폴은 2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영상을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 카메라를 내려놓고 녹화를 중단했어야 했다. 다르게 행동했어야 할 많은 것이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이번 사태를 죽음을 경시한 한 스타 유튜버의 일탈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큰 자극을 추구하면서도, 윤리적 상대주의를 앞세우며 어지간한 외부 비판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소셜미디어의 세계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로건 폴과 두살 터울 동생 제이크 폴 형제는 트위터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 바인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다른 많은 유튜버처럼 충격적인 영상을 공유하면서 유튜브에서 엄청난 팬을 끌어모았다. 비정상적인 콘텐츠를 올릴수록 인기는 높아졌다. <베니티페어>가 둘을 “혐오스러운 형제”로 소개할만큼 악명이 높지만, 어린 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로건 폴이 유튜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만 1250만달러(약 135억원)에 달한다.

<포브스>는 “3년 전 유명했던 유튜버들을 생각해봐라. 대다수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항상 더 젊고 더 충격적이고 더 멋진 유튜버들이 있다. 로건 같은 브이로거들은 매일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병가도 없고 휴가도 없다”며 무한경쟁에 놓인 유튜버의 씁쓸한 현실을 진단했다. <베니티페어>는 “문제는 폴 형제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대체된다는 거고, 그들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며 “유튜브를 포함한 일반적인 소셜미디어 문화는 엔트로피(무질서) 상태에 있다”고 우려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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