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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대통령의 ‘거지 소굴’ 발언 진실 공방

등록 2018-01-15 12:07수정 2018-01-15 21:50

14일 기자들에게 “난 인종주의자 아냐” 직접 진화 나서
정치 평론가는 “대통령이 직접 전화 걸어 자랑했다던데…”
현장에 있던 공화당 의원 “대단히 와전된 것” 거듭 부인
‘WSJ’의 “김정은과 좋은 관계” 보도 내용에도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FP 연합뉴스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 소굴’(shithole)이라고 언급했다는 파문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민법에 관련된 논의를 하다가 아이티와 엘살바도르,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거지소굴’이라고 칭한 사실이 알려져 세계적인 공분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트위터에 “내가 사용한 단어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파장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과 만찬을 하기 전 기자들에게 “나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라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인종주의자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난 인종주의자가 아니다. 난 여러분이 인터뷰한 사람 중 가장 덜 인종주의적인 사람이다. 그것이 내가 여러분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고 답했다.

정치평론가 에릭 에릭슨의 트위터 갈무리.
그런데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층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 생각해 이런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보수 성향의 정치평론가인 에릭 에릭슨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 발언(거지 소굴)을 한 뒤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떠벌리며 자랑했다고 하던데, 정작 그 방에 있던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 표현을 썼는지 기억 못 한다고 하니 참 기이한 일”이라며 “나는 그 친구 중에 한 명에게 들었다. 대통령은 그게 지지층에 먹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가 말한 ‘그 방에 있던 사람’은 공화당 소속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 등이다. 퍼듀 의원은 이날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은 그 말을 하지 않았다. 대단히 와전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진행된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 대해서도 또 다른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신문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가짜 뉴스”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는 명백히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가 ‘될 것’(I’d have)이라고 말했다. 큰 차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운좋게도 요즘은 기자와의 대화 녹음 파일이 있다”고 언급했다. 상상이나 희망을 얘기하는 ‘would’의 축약형(’d)이 들어있는데 이 신문이 빼먹었다는 주장이다.

이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도 트위터를 통해 소지하고 있던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우리가 보도한 내용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받아쳤다. <월스트리트 저널> 쪽이 공개한 녹음 파일과 첨부된 원고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북한의 김정은과 아마도 아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I probably have a very good relationship with Kim Jong Un of North Korea)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녹음 내용을 들어봐도 트럼프 대통령이 ‘I’라고만 했는지, 혹은 ‘I’d’라고 했는지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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