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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의 11월’ 살아남느냐 벼랑 몰리느냐 갈림길

등록 2018-01-18 18:42수정 2018-01-18 21:30

11월6일 중간선거 심판대 서는 트럼프

상원 33석·하원 전의석 선출
트럼프 집권 전반 ‘중간평가’
다수당 내주면 탄핵 가시권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 변수

임기 첫해 지지율 역대 최악
취임 이후 내내 50% 밑돌아
바닥 민심마저 민주 쪽으로
공화 현역들 잇따라 불출마

민주 다수당 될지가 포인트
선거구 불리·경제 회복세로
여소야대 어려울 것 관측도
트럼프 ‘수성’ 총력쏟을 태세
오는 11월6일은 전 세계에 중요한 정치적 하루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살아남느냐 아니면 무력화되느냐’의 갈림길에 선다. 야당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복귀하면 최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에 직면할 수도 있다.

행정부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정부와 집권당에 대한 심판대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전후 20차례 중 18차례의 중간선거에서 집권당 의석이 줄었다. 1994년 중간선거에서 빌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 2006년 조지 부시 공화당 행정부, 2010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는 다수당 지위까지 잃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죄어오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기성 언론과 워싱턴 주류 세력들의 비토를 견뎌내기 힘든 국면이 기다릴 것이다. 소수당으로 전락한 공화당은 더는 대통령의 보호막이 돼줄 수 없다.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래 지지율이 50%를 넘은 적이 없다. 역대 대통령들 중 임기 첫해 최악의 지지율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지지 37%, 반대 58%로 격차가 21%포인트나 벌어졌다. 17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지지 39.4% 대 반대 55.4%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 역시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민주당은 45% 내외를 유지하는 반면 공화당은 35% 선에 머물고 있다.

현재 공화·민주당 의석수는 상원에서 51 대 49, 하원에서 241 대 194다.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중 33석, 하원 435석 전체를 새로 뽑는다. 역대 중간선거 결과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과 양당 지지율 격차 등을 종합해 현재 선거가 치러질 경우를 예상한다면 공화당은 다수당 지위를 내줘야 한다. 집권당 의석이 감소한 지난 18차례의 중간선거 통계를 보면, 집권당은 평균 33석(상·하원 합계)을 잃었다. 특히 대통령 지지율이 50% 아래일 때 집권당은 평균 36석을 잃었다. 이런 통계들에 근거하면, 민주당은 다수당으로 복귀하는 데 충분한 36석 내외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2석, 하원에서 24석을 추가하면 다수당으로 올라선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보궐선거 등에서 나타난 바닥 민심도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민주당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등 전통적 접전 지역뿐만 아니라 앨라배마 연방상원의원 선거 등 공화당의 아성에서도 완승했다. 가장 최근 치러진 16일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특별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이겼다. 이 선거구는 2000년 이후 공화당이 차지해 왔고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완승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서 의석을 빼앗은 37번째 선거이기도 하다.

민주당에 풀뿌리 지방선거 승리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보궐선거로 치러지는 지방선거 등 주목도가 떨어지는 선거는 통상 지지층 결집력이 우세한 공화당에 유리하다. 더구나 지난 1년간 민주당이 승리한 적지 않은 보궐 지방선거가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중부 내륙에서 치러졌다. 오클라호마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으로부터 3석의 주의회 의석을 넘겨받았다.

이는 바닥 민심이 민주당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는 징표다. 이를 반영하듯 공화당 쪽에서는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밥 코커 등 공화당 상원의원 3명, 찰리 덴트 등 하원의원 31명이 재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에서 현역 의원 당선율은 80%가 넘는다. 선거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현역 의원들의 잇단 출마 포기는 그만큼 공화당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퇴를 선언한 코커 상원의원은 자신의 당선 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당선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들러리를 서는 죄를 범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현역 의원 은퇴자 수는 집권당을 소수당으로 만든 1994·2006·2010년 중간선거 때와 비슷하다.

민주당에 유리한 이런 모든 상황의 기본 동력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다. 그에 대한 반발이 민주당 지지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제럴드 코널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우리는 우리를 격동시키는 오바마 같은 인물이 없다. 하지만 우리를 격동시키는 트럼프가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그는 “누가 민주당이냐? 누가 민주당인지 나에게 말하면 그에게 투표하겠다”는 것이 유권자들 정서라고 전했다.

코널리 의원의 말처럼 민주당에 중간선거의 최대 호재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이는 민주당 스스로가 새로운 지도력을 창출하지 못한다는 약점의 반영이기도 하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과거 빌 클린턴이나 오바마 같은 젊고 새로운 지도적 인물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그동안 자신들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만들어 놓은 상황이 큰 변수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득표수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200만표 이상 뒤졌는데도 당선된 것은 선거제도의 대표적 허점을 보여준다. 즉, 민주당 지지층이 두터운 대도시 지역들은 공화당 우세 지역들보다 선거구 수가 적은 편이다.

선거 전문가 데이비드 와서먼은 선거 전문 사이트 <파이브 서티에잇>에서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가 이겼거나 트럼프가 3%포인트 미만으로 이긴 상·하원 선거구 모두에서 이긴다 해도 하원에서는 다수당이 될 수 없고 상원에서는 오히려 5석을 더 상실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민주당 현역 의원 선거구 12곳을 수성하고 힐러리 후보가 승리한 공화당 현역 하원의원 선거구 23곳 모두에서 승리해도 하원에서 다수당이 될 수 없다. 중간선거에서는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 1이 선거 대상이다. 중간선거 대상인 상원 선거구 중 25곳은 민주당이 현역 의원인 곳이고, 공화당 현역 의원 선거구는 8곳뿐이다. 더구나 민주당 상원 현역 의원이 있는 10개 선거구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 곳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민주당으로서는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탈환이 극히 어려운 조건이다. <시엔엔>(CNN)은 “정치적 환경은 민주당에 아주아주 좋으나, 수학은 바뀌지 않았고 민주당에 불리하다”고 평했다. 더구나 시간은 아직 10개월이나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에 감세안을 통과시켜 지지층들을 달랬고, 경제가 회복중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일단 현재의 지지율 등 정치적 환경을 보면 민주당이 공화당에 유리하게 획정된 선거구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결국 11월 중간선거의 핵심은 민주당이 의석을 늘리겠으나 다수당으로까지 올라설 수 있느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걸 태세다. 북핵 문제에서 전쟁 가능성을 위협하다 대화 자세로 180도 돌아선 것에서 보듯이 선거를 겨냥한 모든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핵 문제에서 다시 강경 태세로 돌아설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 새해 들어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 정부 지출 확대 정책들도 공화당 내부의 반대를 딛고 밀어붙일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의 대화에서 중간선거가 예상처럼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9·11 테러 뒤 조지 부시 행정부가 승리한 2002년 중간선거를 거론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선거를 위해서라면 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20세기 이후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하원에서 의석을 상실하지 않은 선거는 3차례뿐이다. 9·11 테러 직후의 2002년, 공화당이 무리하게 클린턴을 탄핵소추했던 1998년, 그리고 대공황 때인 1938년이다. 국가가 엄청난 위기에 빠졌을 때나 야당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이 존재했을 때다.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한 민주당의 호조건이 지속되느냐,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뒤집는 상황을 조성하느냐가 11월 중간선거의 승부처다. <끝>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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