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국 워싱턴에서 <폭스 뉴스>에 출연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대표적 반이민 정책인 ‘멕시코 장벽’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사이에 갈등 기류가 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멕시코 장벽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장벽은 장벽이다. 그것은 내가 구상한 첫날부터 전혀 바뀌지도, 진화하지도 않았다”며 “장벽을 세우는 비용은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또는 변제를 통해서라도 멕시코가 지불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못박았다. 멕시코 정부는 장벽 건설 비용을 지불할 수 없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다.
직접 이름이 거론되진 않았지만 미 언론은 이를 켈리 비서실장에 대한 저격으로 봤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날 켈리가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 대통령이 대선 기간 지지했던 몇개의 강경한 이민정책은 “충분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며 “바다에서 또 다른 바다로 이어지는 형태의 멕시코 장벽은 건설되지 않을 것이고 멕시코는 장벽 비용을 절대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회동을 잘 아는 이를 인용해 보도했다.
켈리는 같은 날 <폭스 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의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진화했다. 대선 캠페인과 실제 통치는 다른 일이다. 대통령은 어떤 것이 가능한 범주에 있는지에 대해 매우 유연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엔엔>(CNN) 방송은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대통령이 켈리의 인터뷰를 “싫어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의 트위트는 그가 그의 고위 보좌진과 싸움을 벌인 가장 최신 사례”라며 지난해 10월 북한과의 협상을 시도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트럼프가 트위트로 “시간 낭비”라고 지적한 사례를 들었다.
<액시오스>는 “켈리가 스티브 배넌의 순간을 맞을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며 트럼프의 지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가 ‘성숙한 조정자’로서 충분한 지식이 없는 자신을 참을성 있게 훈육해 멕시코 장벽 관련 정책을 진전시킨 것처럼 조명된 모습에 화가 났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던 배넌은 최근 백악관 내부 실상을 폭로한 책 <화염과 분노>에 정보를 제공하며 트럼프의 분노를 샀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막기 위해 마련한 임시예산안이 시한을 하루 앞둔 18일 하원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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