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가 가짜뉴스와 혐오 발언이 확산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시인했다.
페이스북은 22일 자사 블로그에서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주제로 공개 논의를 시작했다. 사미드 차크라바티 페이스북 시민 참여 담당 매니저는 블로그에 “2011년 ‘아랍의 봄’ 때 튀니지 같은 곳에서 소셜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때 소셜미디어는 해방을 위한 기술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외국의 간섭에 의한 ‘가짜 뉴스’ 등으로) 우리 플랫폼이 악용된 것을 인식하는 데 너무 늦었다”고 적었다.
차크라바티는 “소셜미디어는 최선의 경우엔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행동을 취하게 하지만, 최악의 경우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민주주의를 부식시킨다”고 했다. 그는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보다 더 크다고 보장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며 “이것이 우리가 이러한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으며 페이스북을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야 하는 도덕적 이유”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 주제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자사 직원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기고도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22일 캐스 선스테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이 블로그에 페이스북이 개인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한 정책은 “민주주의에 악몽”이라며 “시민들은 선택되지 않은 우연한 자료에 노출되어야 하고, 광범위한 공통 경험을 가져야 한다. 경험을 공유하지 않으면 이질적인 사회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페이스북 경영진이 작성하는 이 블로그 포스트들은 소셜미디어가 미국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자기 평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나쁠 수 있다는,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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