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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세계적 동물보호단체 대표도 상습 성폭력 들통

등록 2018-01-30 22:11수정 2018-01-30 22:22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미국 대표 웨인 파셀
익명 제보에 로펌이 조사…성폭력 3건 확인
“그와 잠자리 없으면 승진 어렵다” 인식도
파셀 “인신공격일 뿐이다” 전면 부인
다방면으로 번진 ‘미투’ 운동의 불길이 세계적 엔지오(NGO)로도 옮겨붙었다. 고발 내용은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행위와 닮은 면이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동물 보호 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미국 대표 웨인 파셀(53)에 대한 로펌의 조사 결과, 세 건의 성폭력 사례가 확인됐다고 29일 보도했다. 또 이 단체 고위직 여성들이 파셀의 행동이 조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무시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파셀의 행태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강등당하거나 조직을 떠난 직원 3명을 상대로 이 조직이 금전 보상을 해준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파셀이 지위를 이용해 부하들과 자원봉사자, 기부자들을 상대로 성적 제의와 성폭력을 저지른다는 익명의 내부 고발에 따라 지난달 20일에 시작됐다. 로펌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작성한 문서를 보면, 문제가 최초로 발생한 것은 2005년이다. 당시 파셀은 인턴에게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했다고 한다. 이 인턴은 파셀이 갑자기 몸을 붙이더니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입맞춤을 했다고 밝혔다.

다른 여성 직원은 파셀과 출장을 함께 갈 기회가 잦았는데, 기부자들이 ‘파셀이 당신한테 성적인 관심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와 데이트하는 게 경력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2006년 출장 때 파셀이 자기 방에 들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텔 방에서 파셀이 자위행위를 하는 것을 봐줄 수 있냐면서 옷을 벗으라고 부탁했고, 구강 성교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했다. 2012년에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들어간 다른 여성은 밤에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는데 파셀이 들어오더니 살사 댄스를 추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파셀과 육체관계를 맺어온 한 부하 직원은 둘의 관계가 청산된 뒤, 그의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성격 탓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파셀의 여자 친구라는 사람이 자격도 없이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들어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를 포함해 파셀의 성적 문제를 제기했다가 쫓겨나거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3명은 휴메인 소사이어티에서 합의금 조의 보상을 받았다.

파셀은 이런 주장에 대해 “인신 공격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도 내게 그런 일에 대해 경고한 적이 없다”, “나와 조직에 대한 합동 공격”이라고 말했다.

1994년에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들어와 10년간 로비스트와 대변인으로 활동한 그는 2004년 대표로 승진했다. 후원자들을 많이 끌어들인 능력 있는 엔지오 대표로 인정받아 왔다. 2016년 연봉이 38만달러(약 4억원)에 이른다.

<워싱턴 포스트>는 일부 직원들은 파셀은 동의 하에 성관계를 맺는 사람이라며 그를 옹호하고, 다른 일부 여성 직원들은 승진하려면 그와 잠자리를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게 조사 내용에 들어 있다고 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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